[사설] 김연철 통일장관 후보자 정말 임명 강행하려는 건가

조선일보
입력 2019.04.02 03:20

청와대가 3·8 개각 대상인 7명의 장관 후보자 가운데 국토교통, 과학기술정보통신 두 부처 후보자를 낙마시키고 나머지 다섯 명의 후보는 그대로 임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인사 난맥상에 대해 한마디 유감 표명조차 하지 않았다. 인선과 검증 책임을 진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에 대해 이번에도 아무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당은 "김연철 통일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후보자는 안 된다"면서 나머지 세 후보자는 청문보고서 채택 자체는 반대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번 개각 대상 후보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문제점들이 불거져 도대체 검증을 하긴 한 건가라는 의문이 들지만 그중에서도 김연철 후보자는 처음부터 대한민국 장관, 특히 통일부를 맡겨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다른 후보자들은 투기, 위장 전입, 공금 유용 등 개인사가 문제가 된 반면 김 후보자는 통일부 장관이라는 업무 수행에 직접 관련이 있는 흠이 너무 많이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천안함 폭침 사건을 "우발적 사건"이라고 했고,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은 "어차피 겪었어야 할 통과의례"라고 했다. 해당 사건들에 대한 정부 입장과 거리가 있는 것은 물론이며 북한 측 변명을 대신해준 것이나 다름없다. 김 후보자는 북에 대한 5·24 제재 조치는 "바보 같은 제재", 개성공단 중단은 "자해 행위"라고 했고 제재받는 북 경제가 "오히려 좋아졌다"는 상식 밖의 말까지 해가며 대북 제재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 왔다.

이런 김 후보자를 대북 정책 책임자로 앉힐 경우 가뜩이나 제재를 둘러싼 입장 차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미 간 공조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게 뻔하다. 문정인 안보특보는 "김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미국도 어쩌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김 후보자가 장관이 된 후 평소 생각대로 밀어붙인다면 제재 이탈에 대한 응징을 예고해 온 미국 정부로부터 우리 기업, 금융기관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지도 모른다. 누가 그 뒷감당을 하나.

김 후보자는 자신의 생각과 다른 정치인을 겨냥해 "감염된 좀비" "씹다 버린 껌" 같은 막말로도 모자라 차마 지면에 옮길 수 없는 상스러운 욕설까지 퍼부었다. 사석이 아니라 공개를 전제로 한 인터넷에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야당 시절 군 방문에 대해서까지 "군복 입고 쇼나 하고"라고 비아냥댄 적도 있다. 이런 인성(人性)의 소유자에게 나라의 정부 부처 지휘를 맡긴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욕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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