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탈루해도 처벌전력 없으면, 음주운전 1차례면 '통과'… 靑 검증기준 구멍숭숭

조선일보
  • 김동하 기자
    입력 2019.04.01 03:00

    7대 기준 곳곳에 면죄부 조항, 부적격 후보 못 걸러내
    2007년 이전 연구 부정도 용서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장관 후보자 2명이 31일 낙마하면서 청와대 인사 검증의 '7대 기준'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7대 기준이 국민 눈높이에 안 맞으면 (인사검증 기준 강화를) 검토할 시점이 온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른바 '7대 기준'은 지난 2017년 11월 마련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5대 기준'을 공약했지만, 초대 내각 장관 후보자들이 줄줄이 이 기준에 걸리자 청와대는 새 기준을 내놨다.

    병역기피, 세금탈루, 불법적 재산증식, 위장전입, 연구부정행위 등 기존 5대 기준에 음주 운전, 성(性) 관련 범죄 등 2가지가 추가됐다. 하지만 위장전입은 '2005년 7월 이후 2회 이상', 연구부정행위는 '2007년 2월 이후', 음주운전은 '최근 10년 이내 2회 이상' 등의 단서 조항이 달렸다. 7개로 늘었지만, 내용적으로는 느슨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2006년 세 차례 위장전입을 해 기준에 어긋난다. 그러나 청와대와 문 후보자 측은 "딸의 학업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전입"이라며 "전학을 기준으로 하면 위장전입은 3회가 아닌 1회로 봐야 한다"고 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증여·소득세 등 6500만원을 청문회 하루 전 납부, 세금 탈루 의혹이 제기됐다. 지명 철회된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연구·개발비로 비즈니스석을 타고 장·차남의 미국 졸업식에 맞춰 인근에 출장 가는 등 연구비 횡령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세금탈루' '연구부정행위' 등의 기준에는 '관련 법 위반으로 처벌된 사실이 있는 경우'라는 전제 조건이 달려 있다. '병역기피'와 관련해서도 조 후보자는 국방부 자문위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장남이 한미연합사령부 내 공군 통신병에 배치되는 등 복무 특혜 의혹을 받았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21)은 이중국적을 갖고 2022년까지 병역 판정 검사를 미뤘다.

    7대 기준을 통과해도 청와대는 특정 사안에 대해 '고의성, 상습성, 중대성'이 있으면 임용 배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투기 의혹이 인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청와대는 "집이 여러 채라 장관을 할 수 없다는 원칙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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