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축 식량·석유, 1년치도 안 남았다

조선일보
  • 김명성 기자
    입력 2019.03.30 03:00

    김정은, 국제기구에 식량난 호소 지시
    해외 외화벌이 책임자 비상소집… 전략물자 비축 등 긴급대책 나서

    북한이 최근 해외의 외화벌이 회사 책임자들을 평양으로 긴급 소집해 전략 물자 비축 지시와 함께 '달러'를 강제 징수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전방위 대북 제재 해제의 호기(好機)로 기대했던 하노이 회담의 결렬로 경제난·외화난의 장기화가 불가피해지자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외무성에 "국제기구에 우리 식량 사정이 어렵다는 것을 호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국정원이 이날 국회 정보위에 보고했다. 현재 북한의 외환보유액 추정치(수십억달러)나 식량·석유 비축량으로는 1년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트남 현지서 관광객 유치나선 北 - 북한 조선국제여행사 관계자(앞줄 왼쪽)와 베트남관광협회 관계자(앞줄 오른쪽)가 28일 베트남 하노이 노동조합호텔에서 관광 분야 협력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7일부터 4일간 하노이에서 열리는 국제 관광 박람회에 처음 참가해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베트남 현지서 관광객 유치나선 北 - 북한 조선국제여행사 관계자(앞줄 왼쪽)와 베트남관광협회 관계자(앞줄 오른쪽)가 28일 베트남 하노이 노동조합호텔에서 관광 분야 협력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7일부터 4일간 하노이에서 열리는 국제 관광 박람회에 처음 참가해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연합뉴스

    대북 무역 사업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이날 "북한이 2주 전부터 해외에서 활동 중인 무역회사 사장들을 25일까지 평양에 들어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북한 무역회사들은 현지에서 벌어들인 외화로 북한 정권에 필요한 각종 물품을 구입해 북한에 공급한다. 하노이 회담 결렬 2주 만에 북한이 무역회사 사장들을 평양으로 긴급 소집한 것은 물자와 외화 부족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것에 대비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무역회사 사장들 회의에서 일부 부정부패 혐의자들에 대해 본보기식 처벌을 한 뒤 '조국에 충성자금을 헌납하면 모든 죄를 용서해 주겠다'고 한다"며 "사장들이 어떻게든 돈을 융통해 5만~10만달러를 바친다"고 했다.

    최근 북한은 제재 장기화로 식량과 물자 부족에 허덕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 "올해 들어 북한 식량 사정 악화 징후가 있다"고 보고했다고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전했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국제기구에 우리 식량 사정이 어렵다는 것을 호소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김성 주(駐)유엔 대사 명의의 서한을 국제기구 등에 보내 식량 지원을 호소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과 무역 협상 중인 중국이 미국의 '눈치'를 살피게 되면서 북·중 국경 지역에서 성행하던 밀수 단속도 크게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2018년 7월 일부 철거를 한 북한 동창리 미사일 시설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전인 2월 중 외형 복구에 착수했고 공사 대부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영변) 재처리 시설 가동 징후는 없지만 우라늄 농축 시설은 정상 가동 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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