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채팅방도 '교실'이다

조선일보
입력 2019.03.30 03:00

공부의 미래

공부의 미래

존 카우치 등 지음|김영선 옮김|어크로스
312쪽|1만5000원

20세기 산업 현장을 지배한 경영 철학은 분업을 통해 생산성을 극도로 높이는 테일러주의였다. 학교 교육도 여기에 어울리는 인력을 길러내는 쪽으로 구축됐다. 학습할 내용과 수준이 표준화됐고 그에 맞춰 학년별 진도가 정해졌다. 애플의 교육 담당 부사장으로 수십 년 근무한 저자는 표준화가 특징인 20세기 교육은 디지털 시대의 교육법으로 유효하지 않다고 단언한다.

어떤 이는 눈으로 읽어야 공부가 잘되고, 다른 이는 귀로 들어야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종전 교실에선 이런 차이를 존중하지 않는다. 학생별 맞춤 교육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날로그가 지배하던 교실 환경이 디지털로 바뀌었다. 저자는 디지털 기기의 힘을 빌리면 모든 아이가 자신에게 최적화된 방식으로 자신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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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크로스

학습은 교실을 떠나고 있다. 직장인이 수다 떨기 위해 모이는 휴게실도 훌륭한 교실이다. 애플은 휴게실에 맛있는 주전부리를 마련해 둔다. 직원 간 소통이 근무시간 자리에 앉아 있는 것 못지않게 업무 이해를 높이고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 공유 문서 편집기, 크라우드 소싱 기법 등은 동일한 효과를 내는 사이버 수다 공간이다. 교실에 남아 있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도 주입식 교육을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학습할 수 있다. 실시간 방송이 가능한 유튜브나 아이튠스유, 스카이프 등을 활용하면 된다.

애플이 고안한 '도전 기반 교수법'인 ACOT(Apple Classrooms of Tomorrow)도 흥미롭다. ACOT을 택한 고교는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과제 수행에 활용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존 지식 습득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 교육은 지식 창조 능력을 키우는 것이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디지털 기기를 주는 것만으로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학습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저자는 잘못된 디지털 기기 활용이 오히려 기술에 대한 학습자의 신뢰를 떨어뜨린 사례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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