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2029년으로 예상됐던 인구 자연 감소 시점이 10년 당겨지며, 올해부터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지는 인구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시작된다.
통계청은 28일 이 같은 내용의 장래인구 특별추계를 발표했다. 통계청은 매 5년 주기로 장래인구 추계를 발표하기에 다음 추계는 원래 2021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최근 초(超)저출산이 나타나는 등 2016년의 인구 추계가 현실을 크게 빗나가자 지난해 출산율 등을 반영해 새 추계를 내놨다. 2016년 추계에서는 2017년과 2018년 합계 출산율(여성 한 사람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을 각각 1.20명, 1.22명으로 가정했지만, 실제로는 1.05명, 0.98명으로 뚝 떨어졌다.
새로운 추계에 따르면 올해 출생아는 30만9000명, 사망자는 31만4000명이 되면서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지는 해가 될 전망이다.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4분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1500명 더 많아 이미 자연 감소가 시작됐다. 인구 자연 감소에는 갈수록 가속도가 붙어 2029년에는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5만2000명 많고, 2067년에는 53만명 많아진다.
이민자까지 포함한 총인구는 2028년 519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9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6년 추계 때보다 감소 시점이 3년 빨라진 것이다. 총인구는 2044년에 5000만명 벽이 깨진 뒤 2066년 3000만명대로 낮아져 100년 뒤인 2117년에는 2081만명에 그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전망조차 합계 출산율이 1.27명 수준을 유지하고 외국에서 인구 유입이 이뤄진다는 가정에 바탕한 것이다.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생산연령인구 감소도 급속하게 진행된다.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대에는 연평균 33만명, 2030년대에는 연평균 52만명씩 감소해 2066년에는 현재의 절반인 1784만명만 남는다.
이 같은 인구 추계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변수는 신생아 수다. 그런데 통계청은 합계 출산율이 2021년 0.86명까지 떨어진 뒤 반등해 2028년 1.11명, 2040년 1.27명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신생아 수도 2020년에 30만명 벽이 잠시 깨졌다가 2022년 다시 30만명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020년 이후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 은퇴하면서 취업 경쟁이 완화돼 혼인과 출산이 늘고, 인구수가 많은 1991년생 여성이 주 출산 연령인 30대 초반에 진입하는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저출산 흐름을 감안하면 새로운 인구 추계도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저출산위원회 미래기획분과위원장)는 지난해 9월 내놓은 전망에서 신생아 수가 2020년 28만4000명, 2026년 19만7000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는 이날 "인구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는 점을 재인식해 다음 달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인구구조 변화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