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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100년은 대전환 시기… 압축성장이 낳은 시스템 재설계해야"

조선일보
  • 진중언 기자
    입력 2019.03.29 03:02

    [조선일보 100년 포럼] [1] 다음 100년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현 국회의원 제도가 대의민주주의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나?" "인구가 줄면 반드시 경제성장이 안 되는 것이냐?"

    지난 26일 열린 조선일보 100년 포럼 회의에서는 이런 질문들이 쏟아졌다. 포럼은 이날 '다음 100년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국 사회가 앞으로 직면할 미래 이슈를 포괄적으로 점검했다.

    포럼 대표인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은 "앞으로 100년은 신인류의 등장 속에 모든 분야에서 기존 질서가 재편되고 새로운 규범(new normal)이 나타나는 시기"라며 "21세기적 가치와 상충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다음 100년을 위한 시급한 숙제"라고 말했다.

    ◇21세기는 문명사적 대전환의 시기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할 정보 처리 능력으로 2045년을 전후해 인류 역사에 획기적인 순간이 올 것이라고 했다. 염재호 대표는 "21세기는 변화의 양과 속도 측면에서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문명사적 대전환의 시기"라며 "유발 하라리의 언급처럼 기계와 인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인류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100년 포럼 첫 회의가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미술관 내 미디어카페 JOY에서 열렸다. 염재호(오른쪽) 대표가 ‘다음 100년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현준, 윤희숙, 제현주, 조신, 전재성 위원.
    조선일보 100년 포럼 첫 회의가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미술관 내 미디어카페 JOY에서 열렸다. 염재호(오른쪽) 대표가 ‘다음 100년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현준, 윤희숙, 제현주, 조신, 전재성 위원. /오종찬 기자
    19세기는 산업혁명과 기계화가 사회 발전을 이끈 주 동력이었고, 20세기는 조직화와 대량생산이 발전의 키워드였다. 염 대표는 "권력, 정치, 경제, 이념, 가족 등에 걸쳐 기존 패러다임이 완전히 변화하는 방향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재성 위원(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은 "지난 100년은 미국의 시대였지만 다음 100년도 미국이 주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미·중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세계가 자유주의와 권위주의로 양분되는 시기가 올 수 있다"고 했다.

    ◇고속·압축성장이 낳은 한국의 숙제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으로 통하는 고속·압축성장을 이뤄냈다. 6·25 전쟁이 끝난 1953년 67달러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의 1인당 총소득은 OECD에 가입한 1996년 1만3000달러로 증가했고, IMF 외환 위기와 2000년대 후반 세계 경제위기를 극복하며 지난해 3만달러를 돌파했다.

    윤희숙 위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은 "민간의 높은 교육열과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로 세계가 인정하는 경제 발전을 이뤄냈지만, 다음 100년엔 이렇게 압축적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며 "이제는 소득 수준에 걸맞은 사회적 진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제조업이 준비할 틈도 없이 빠르게 와해된 것도 지금 우리 사회 불평등과 양극화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 1인당 국민총소득 추이 그래프

    유현준 위원(홍익대 건축학과 교수)은 "천편일률적인 아파트와 학교 건축에서 보듯이 평준화·획일화에 따른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건축가인 양진석 위원(와이그룹 대표)은 "전문성 없이 유행에 편승하는 '얕고 넓은 사회'가 된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다"며 "방탄소년단(BTS)처럼 한 분야에 집중하면 성공할 수 있는 '좁고 깊은 사회'로 가야 한다"고 했다.

    ◇사회 시스템 새로 설계해야

    염재호 대표는 "20세기 방식으로 21세기 문제를 풀 수 없다"며 "한국 사회가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게 사회 시스템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조신 위원(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은 "4차 산업혁명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지 않는데 우리 정부는 연구개발(R&D)에 돈만 쓰면 된다는 분위기"라며 "단기 지원책보다 사회 시스템 전반을 바꾸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제현주 위원(벤처캐피털 옐로우독 대표)은 한국 사회 리더십 그룹의 노쇠화, 젊은 혁신 그룹이 나타나지 않는 문제점을 우려했다. 제 위원은 "세계는 경제·사회의 주도권이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로 넘어가는 '밀레니얼 모먼트'가 시작됐다"며 "변화의 흐름에 대응하려면 혁신적인 젊은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김정기 위원(한양대 신방과 교수)은 "디지털 시대의 혼탁한 정보 생태계에서 신뢰성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언론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고, 정과리 위원(연세대 국문학과 교수)은 "미래 100년의 준비를 위해 교육 제도의 혁신이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포럼 동영상은 이달 말 오픈할 조선닷컴 내 포럼 홈페이지(100forum.chosun.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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