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권에 타격을 줄 목적으로 본격적 반북(反北) 활동에 나선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에는 미국·멕시코 국적의 한인 교포와 국내외 탈북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서방 정보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북한 내부에도 연계 조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침입 사건을 계기로 신원이 드러난 자유조선 대원은 재외 한인 교포인 에이드리언 홍창(Adrian Hong Chang)과 샘 류(Sam Ryu), 한국 국적자로 추정되는 이우란(Woo Ran Lee) 등이다.

이 가운데 에이드리언 홍창은 자유조선의 지도급 인사로 알려졌다. 한국인 선교사를 부모로 둔 그는 미국에서 초·중·고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대학 시절부터 미국 등에서 탈북자 구출 활동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북한 자유(Liberty in North Korea·LINK)'라는 비정부기구(NGO)를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에이드리언 홍창이 예일대 출신이라는 주장도 있다. 2006년 중국에서 탈북자 6명을 탈출시키려다 체포·수감된 적도 있다. 2015년부터는 '조선 연구소(Joseon Institute)' 소장으로 활동하며 김정은 정권의 갑작스러운 붕괴와 그에 대한 대비책을 연구해 왔다.

외교 소식통은 "에이드리언 홍창이 '자유조선'의 설립 멤버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현재 핵심 리더 중 하나로 꼽힌다"면서 "김정남과 그의 아들 김한솔과도 알고 지낸 사이로 들었다"고 했다. 에이드리언 홍창은 멕시코 여권도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자유조선 대원인 샘 류와 이우란과 관련해서는 이들의 실명 외에 다른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복수의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자유조선의 전체 인원은 수십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는 미국 등 해외 거주 탈북자들로 한국 국적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1998년 미국으로 망명한 김정은의 이모 고용숙도 이 단체에 가담했다는 말이 나왔다.

자유조선은 한국뿐만 아니라 북한 내부에도 '대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최근 서울 탑골공원에서 촬영한 영상물에 이어 북한 본토에서 벌인 일이라면서 실내 벽에 걸린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떼 깨뜨리는 영상물을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