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사건, '뇌물'로 세번째 수사..."곽상도·이중희도 수사권고"

입력 2019.03.25 17:41 | 수정 2019.03.25 18:29



정한중 검찰 과거사위원회 위원장 대행이 25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과거사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별장 성폭력·성접대'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재수사 여부를 논의한다. /연합뉴스
이른바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해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검찰에 재수사를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김 전 차관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가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2013년, 2014년 검찰이 연이어 무혐의 처분을 한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에 대해 5년 만에 세 번째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사위는 이와 함께 이 사건 수사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곽상도(60) 전 청와대 민정수석(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중희(51)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해서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있다며 수사를 권고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25일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지난 11개월간 관련 수사·재판 기록을 면밀히 검토하고,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피해 여성 등 핵심 관련자들을 면담하는 등 이 사건의 진상과 검찰권 남용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며 "이른바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해 김 전 차관과 곽 전 수석, 이 전 비서관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김 전 차관이 2005~2012년 사이 윤씨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또는 뇌물수수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 뇌물 제공 시기와 뇌물금액을 특정하면 공소시효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과거사위의 판단이다.

김 전 차관에 대해 특수강간 의혹 부분은 수사 권고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서 두 차례에 걸쳐 무혐의가 났던 만큼, 새로운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데 강제수사권이 없는 진상조사단이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이 재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보강될 가능성도 있다.

곽 전 수석과 이 전 비서관은 2013년 당시 대전고검장이던 김 전 차관이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되는 과정에서 경찰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과거사위는 "곽 전 수석과 이 전 비서관이 김 전 차관의 범죄 혐의를 내사하던 경찰을 질책하거나, 경찰청 수사 지휘라인을 부당하게 인사 조치하는 방법으로 수사를 방해하거나 사건 실체를 왜곡했다"며 "‘김학의 동영상’에 대한 감정을 진행하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행정관을 보내 동영상과 감정결과를 보여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강원도 원주의 한 별장에서 수 차례 성접대를 받고,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경찰이 이 사건을 수사했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듬해인 2014년 피해 여성이 김 전 차관을 고소했지만 검찰은 같은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과거사위는 지난해 2월 이 사건을 사전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검찰권이 '남용'된 의혹이 있는 사건으로 본 것이다. 이후 같은해 4월 본조사 대상으로 의결했다. 조사 과정에서는 검찰 관계자들의 외압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검찰과거사위 산하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은 지난 15일 김 전 차관에게 소환을 통보했으나 그는 불응했다. 검찰과거사위의 활동이 이달 말로 종료될 예정이어서 진상규명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김 전 차관 사건과 클럽 '버닝썬' 경찰 유착 의혹, 이른바 '장자연 사건'을 놓고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철저 수사를 지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당초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활동기간을 연장하는 데 부정적이었던 법무부는 이를 2개월 늘리기로 했다.

오리무중이던 김 전 차관의 행방이 알려진 것은 지난 22일 밤이다. 김 전 차관이 태국행 항공편을 통해 출국하려다 긴급출국금지 조치를 당했기 때문이다. 이 긴급출국금지를 놓고 위법성 논란이 있었지만, 사실상 재수사에 착수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과거사위도 "김 전 차관이 출국을 시도하다 긴급하게 출국금지 조치된 점 등에 비춰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위원회의 권고 내용을 대검찰청에 송부해 신속하게 적절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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