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짜' 빗물과 '물 절약'… 수자원 문제 해결책이다

조선일보
  •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입력 2019.03.25 03:11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최근 홍수와 가뭄, 물 부족 등에 따른 물 문제와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강·댐을 위주로 한 전통적 수자원을 보완할 방법은 없을까? 공짜인 빗물과 마르지 않는 수원인 '물 절약'을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빗물과 물관리에 대한 오해 때문에 한 해에 1300 억t의 빗물이 대부분 버려지고 있다. 빗물은 생활 오수나 공장 폐수가 들어간 강물보다는 훨씬 깨끗하다. 따라서 빗물이 강물을 정수하는 것보다 훨씬 쉽고 경제적이다. 기존 하수관의 용량보다 더 많은 빗물이 들어가서 도시 침수가 발생한다. 하수관을 증설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 대신 지붕이나 산지, 운동장, 도로 등 빗물이 떨어진 자리 근처에서 모으면 침수 문제가 해결되고 수자원도 확보할 수 있다. 모아둔 빗물은 미세 먼지 재부상 방지와 도심 온도 저감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물 부족 현상을 통장 잔액 부족에 비유해 보자. 적자를 줄이려면 수입을 늘리는 방법도 있지만, 지출을 줄이는 '절약'도 있다. 물도 마찬가지다. 전통적인 공급 위주 방법보다 물 낭비를 막고 효율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물 절약은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 새로운 수원이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하루 물 사용량은 280L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이다. 호주 대부분의 도시는 2000년대 이전 300L를 최근 150L 이하로 줄였다. 호주 정부가 심각한 가뭄을 겪은 후에 강력한 절수 정책, 기술 개발과 함께 민간에 대한 교육과 홍보에 노력하였기 때문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물을 적게 쓰는 정책으로 가는 추세이다.

    가정에서 물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곳은 수세식 변기이다. 회당 12L짜리 구식 변기를 4L짜리 초절수형으로 바꾸면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도 하루에 50L 정도 물을 줄일 수 있다. 도시 전체에 적용하도록 제도만 잘 만들면 큰 비용 들이지 않고 단시간 내에 물 사용량의 20% 이상을 줄일 수 있다. 물 부족 해결사로서 '댐보다 변기'라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최근 제정된 물관리기본법의 근간에는 빗물 관리와 수요 관리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기본 철학을 뒷받침하는 후속의 선진적인 물 관리 정책들이 하루속히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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