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반민특위' 발언, 文정부 '반문특위' 비판한 것"

입력 2019.03.24 15:43 | 수정 2019.03.24 18:39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3일 "정부는 해방 이후 반민특위로 국민이 분열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제가 비판한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2019년 '반문(문재인)특위'"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친일 수구로 몰아세우는 이 정부의 '반문특위'를 반대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국가보훈처의 '독립유공자 전수조사' 방침에 대해 "정부는 해방 이후 반민특위로 국민이 분열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해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에서 거센 비판이 일었다.

그러자 나 원내대표는 2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난 22일 국회에서 나 원내대표의 '반민특위' 발언에 항의회견을 가진 독립운동가 임우철 지사에 대해 "(임) 지사께서 연로하신 몸을 이끌고 여의도 국회를 찾으셨다. 바로 저 때문이었다. 저를 꾸중하셨다"며 "어떤 이유에서든, 연로하신 독립운동가께서 직접 국회에 발걸음 하도록 한데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과 만행, 강제 식민지배, 명백한 범죄행위인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비판한다. 일본 정부의 진정성있는 사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2015년 2월 14일 나경원 원내대표가 서울 동작구 관내 독립유공자들과 환담 후, 임우철 지사 등과 함께 촬영한 사진. 나 원내대표는 이 사진을 23일 페이스북에 올렸다./나경원 원내대표 페이스북
나 원내대표는 이어 자신이 '반민특위' 발언을 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역사공정(工程)의 공포정치를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 친북, 사회주의, 공산주의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을 완화하거나 또는 없애고자 하는 시도"라며 "결국 대한민국 건국의 주역들의 위상을 깎아내리고, 반(反)대한민국 세력을 미화하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자유 대한민국 건국을 방해했던 극렬 공산주의자들까지 독립운동가 서훈을 한다고 한다"며 "초중고 내 일본제품에 '전범딱지'를 붙여 아이들에게 쇄국 배타주의를 가르쳐서는 결코 이 나라를 미래로 이끌고 가지 못한다. 전교조가 사령부, 좌파교육감이 돌격대장이 되어서 내세우는 '친일 교가 프레임'은 우리 교육을 혼란으로 몰아넣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오죽했으면 진보 정치학계의 큰 어른인 최장집 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역사공정을 '관제 민족주의'로 규정하고 비판했다. 곳곳에서 이 정부의 잘못된 민족주의 정치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사실과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역사공정을 비판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제가 비판한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2019년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 색출해 전부 친일 수구로 몰아세우는 이 정부의 '반문특위'"라고 했다.

다음은 나경원 원내대표 페이스북 글 전문.

임우철 지사님, 안녕하십니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입니다.

올해 101세를 맞이하신 지사님의 건강과 안녕, 행복을 늘 기원하며, 앞으로도 우리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과 번영을 오래오래 지켜보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지난 2015년 지사님을 직접 뵙고 모신 후, 더 자주 찾아뵙고 모셨어야 했는데 제가 바쁘다는 핑계로 다소 소홀했습니다.

어제 지사님께서 여러 가지 상황과 이유로 연로하신 몸을 이끌고 여의도 국회를 찾으셨습니다. 바로 저 때문이었습니다. 저를 꾸중하셨습니다.

송구하고 죄송합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연로하신 독립운동가께서 직접 국회에 발걸음 하도록 한데 대해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합니다. 조만간 직접 찾아뵙고 설명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지사님. 저는 지사님께 분명하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절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과 만행, 강제 식민지배, 명백한 범죄행위인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비판합니다.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과거를 절대 잊지 않아야 하고, 다시는 그런 비극과 침략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독립유공자님들이 국가적으로 존중 받고, 그 후손들이 더 편한 삶을 살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사님을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분들과 항일 투사들이 그토록 바랐던 것은, 바로 직접 우리 손으로 멋지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자유가 살아 숨쉬고, 국민들이 행복과 풍요를 누리며,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당당하게 살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지사님, 그렇게 우리가 힘겹게 만든 이 나라의 정체성, 정통성이 오늘날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역사공정의 공포정치를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습니다. 친북, 사회주의, 공산주의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을 완화하거나 또는 없애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북한의 독재 전체주의 체제에 비판적인 의견을 묵살하고, 공산주의 투쟁을 미화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대한민국 건국의 주역들의 위상을 깎아내리고, 반(反)대한민국 세력을 미화하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자유 대한민국 건국을 방해했던 극렬 공산주의자들까지 독립운동가 서훈을 한다고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독립운동의 위대한 가치를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사님께서도 이 나라가 미래를 내다보고 번영과 발전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굳은 신념을 갖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과거와의 싸움에만 매달려 산적한 현안을 외면하고 당면한 민생 과제를 멀리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조국 독립을 염원했던 그 뜻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초중고 내 일본제품에 ‘전범딱지’를 붙여 아이들에게 쇄국 배타주의를 가르쳐서는 결코 이 나라를 미래로 이끌고 가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교조가 사령부, 좌파교육감이 돌격대장이 되어서 내세우는 ‘친일 교가 프레임’은 우리 교육을 혼란으로 몰아넣을 뿐입니다.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하여 음악을 통해 한반도의 공산화를 꾀한 정율성을 양국 우호의 상징으로 언급했습니다. '노래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전쟁의 무기, 혁명의 무기'라고 믿은 정율성은 6.25전쟁시 북한 인민군과 중공군의 선전(宣傳)을 독려하는 다수의 군가를 만들었습니다. 북한의 군가를 만든 인물을 영웅처럼 추켜세우는 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외교 철학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애국가마저 바꾸려 한다는 걱정도 나옵니다.

오죽했으면 진보 정치학계의 큰 어른인 최장집 교수께서 "3·1절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친일(親日) 잔재와 보수 세력을 은연중에 결부시키며 이를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역사공정을 ‘관제 민족주의’로 규정하고 비판했습니다. 곳곳에서 이 정부의 잘못된 민족주의 정치에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이와 같이 사실과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역사공정을 비판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지난 3.1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선포한 ‘역사 독재’가 결국 오늘과 같은 갈등의 시작이었습니다. 저 역시 그 날을 계기로 저의 염려와 우려를 국민들게 전달한 것입니다.

제가 비판한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2019년 ‘반문특위’입니다.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 색출해서 전부 친일 수구로 몰아세우는 이 정부의 ‘반문 특위’를 반대한 것입니다.

결코 독립운동의 그 위대한 가치와 업적을 부정하려고 했던 것이 아닙니다. 절대 우리는 과거를 망각하고 일제 침략의 역사적 죄를 덮어줘서도 안 됩니다. 지사님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분들의 투쟁이 없었다면 어떻게 조국의 독립이 가능했고, 또 제가 있을 수 있었겠습니까?

저는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굳건한 안보와 튼튼한 경제를 다지는 것이야말로 독립유공자분들의 그 처절했던 항거의 정신을 계승하는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자유한국당은 바로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습니다.

지사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 독립운동 지사님의 숭고한 뜻 받들겠습니다. 독립운동사의 의미, 제가 앞장서서 국민들에게 알리겠습니다. 이 엄중하고 엄혹한 시대, 자유민주주의 파괴세력에 저항하여 우리의 소중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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