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고래 보러 떠나자, 서귀포로

조선일보
  • 안영 기자
    입력 2019.03.22 15:24

    몇년전부터 60~70마리 상주, 대정읍 인근서 돌고래 관찰

    제주 대정읍에서 관찰된 돌고래 떼. / 국립수산과학원
    "자, 떠나자, 남해 바다로."

    70년대 송창식의 유명한 노래 '고래 사냥'의 배경은 동해였다. 2019년 고래들은 남해에 출몰한다. 난류가 흐르는 제주도 남쪽바다,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에서 일과리에 이르는 구간. 일명 '노을해안도로'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2018년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 개체 수는 약 108마리. 이 중 60~70마리가 서귀포시 대정읍 인근에 떼를 지어 모습을 드러낸다. 고래연구센터 이경리 박사는 "남방큰돌고래는 2012년부터 대정읍 근처에서 발견됐다"며 "2016년부터는 이곳에 거의 상주한다"고 말했다.

    투어를 진행하는 업체도 생겼다. '디스커버 제주'에서는 야생 돌고래 탐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게스트하우스 '공감'에서는 숙박객을 상대로 투어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관광객들이 공유하는 '핫스폿'은 대정읍 영락리와 일과2리의 경계 지점. 배를 타고 50m 정도만 나가도 돌고래가 20~30마리씩 모여 있는 그룹을 2~3개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초등학생 김율리(9)군은 "3월 초 생일을 맞아 돌고래 투어를 왔다가 70~80㎝ 길이 새끼 돌고래 한 무리가 점프하는 걸 바로 코앞에서 봤다"며 "지금까지 받은 가장 큰 생일 선물이었다"고 흥분했다.

    인근 주민들은 "최근 들어 낚싯배, 고무보트, 제트스키, 패들보드를 이용해 돌고래 무리를 무작정 따라다니는 사람도 많아졌다"며 "심지어 스쿠버다이빙으로 돌고래에게 다가가는 사람, 드론을 낮게 돌려가며 돌고래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다"고 말한다.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관계자는 "사람이 무작정 돌고래 무리에 접근하면 개체군 건강성을 악화시키고 결국 개체군 크기를 줄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래연구센터 김현우 박사는 "이곳에 돌고래가 밀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인간의 해양 활동이 덜하고 해상 구조물이 적어, 돌고래들이 편안하게 서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관광객의 간섭이 지나치면 돌고래 출산율이 감소하거나 개체 수가 줄어드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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