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3시 40분, 충남 태안에 위치한 한서대학교 태안비행장. 이날 처음으로 언론에 비행 모습을 공개한 미세 먼지 전용 관측 항공기 '한서 에코'〈사진〉가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거센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던 항공기는 순식간에 3500피트(1000m)까지 상승했다. 비행이 안정되자 동승한 연구자 3명의 손이 바빠졌다. 국립환경과학원 소속 연구원들은 기내 각종 기기의 밸브와 버튼을 조정하며 미세 먼지(PM 2.5)와 광학반응을 통해 미세 먼지로 변화하는 2차 생성 물질(질소산화물, 황산화물, 암모니아 등)을 실시간으로 관측했다. 안준영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은 "고농도 미세 먼지 발생 예보가 있을 때부터 발생 당일, 발생 이후까지 지속적인 관측을 통해 데이터를 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운항을 시작한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미세 먼지 관측 항공기가 중국발 미세 먼지의 영향을 밝혀줄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서 에코'는 한서대학 소유 항공기를 국립환경과학원이 임차 후 개조한 국내 최초의 미세 먼지 전용 관측 항공기다. 기존에 환경과학원이 운항하던 항공기보다 최대 화물 적재량(380㎏→1950㎏), 최대 비행시간(4시간→6시간), 최대 탑승 연구진(2명→6명)이 모두 크게 늘었다. 환경부는 우선 4월까지 예산 12억원을 들여 100시간가량 미세 먼지 관측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고농도 미세 먼지 발생 시 중국 등 국외 영향을 정확히 규명하려면 서해상 미세 먼지와 2차 생성 물질을 관측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지적해왔다. 지금까지는 지상에 위치한 관측소와 지구 밖에서 촬영하는 위성 자료를 활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가장 중요한 공기 중 관측이 없었던 셈이다. 김동술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위성 자료만 가지고는 빛 반사 여부를 통해 미세 먼지의 이동 여부만 알 수 있을 뿐 정량적인 측정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도입된 관측 항공기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해안까지 관측망을 넓힐 만큼 비행시간이 길지 못하고, 실시간 데이터 처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