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바다·온천의 콜라보… 울진은 '쉼표'다

입력 2019.03.22 03:40

[뜬 곳, 뜨는 곳] '휴양·힐링도시' 경북 울진

전찬걸(60) 경북 울진군수는 요즘 날마다 밤잠을 설친다. 울진에 최초로 원자력발전소가 들어선 것이 1988년이다. 그 후 30년 울진은 원전으로 연간 400억원의 세수를 얻었다. 주민 대부분이 농업과 수산업에 종사하는 고장에 도로를 내고 건물을 올리는 종잣돈이 됐다. 울진 전체 세수의 절반 이상이 원전에서 나왔다. 상황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달라졌다. 탈원전이라는 먹구름이 울진으로 몰려왔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중단되며 지난해 한 해에만도 90억원의 세수가 줄었다. 같은 기간 식당 등 상점 223곳이 문을 닫았다. 전 군수는 21일 "다음 달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청와대를 찾아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도와주지 않더라도 자연이 내려준 선물을 살려 울진을 일으켜보겠다"고 했다.

동해안의 오지(奧地)로 알려졌던 울진이 휴양과 치유의 중심지로 변신하고 있다. 울진에서는 삼림욕·해수욕·온천욕이 모두 가능하다. 청량하고 시원하고 뜨뜻하다. 우선 국내 최대 금강송 군락지가 있어 삼림욕이 된다. 대표적인 곳이 북면 소광리의 금강송 군락지(2247㏊)다. 이곳에서 소나무 1000만 그루가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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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경북 울진군 울진엑스포공원 솔숲을 시민들이 거닐고 있다. 국내 최대 금강송 군락지가 있는 울진은 곳곳에 솔숲을 조성해 삼림욕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김동환 기자
동해안에서 가장 긴 해안선(112㎞)을 따라 이름난 해수욕장이 많다. 후포, 봉평 등이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국내 유일의 자연 분출 온천인 덕구온천과 백암온천도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들어 해풍욕도 뜨고 있다. 해안선을 따라 사철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거나 명상에 잠기기에 좋다. 남쪽으로 후포항과 평해 해안 월송정을 거쳐 죽변항 일대가 해풍욕 지대로 꼽힌다.

군에서는 울진을 누구나 몸과 마음을 쉬고 묵어갈 곳으로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업비 8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우선 1100억원을 들여 구수곡 휴양림과 금강송 생태숲 등 18곳을 정비했다. 덕분에 최근 2년간 543만명이 다녀갔다. 지난해 군에서 운영하는 주요 관광지 입장료 수입만도 19억원으로 집계됐다. 백암온천 생태공원, 후포 국제마리나항 등 20곳에도 69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는 소광리 298번지 일대에 울진 금강송을 주제로 한 산림 생태 휴양단지인 금강송에코리움이 조성된다. 금강송테마전시관, 치유센터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

지난 14일 관광객이 오가고 있는 경북 울진 남대천의 은어다리. 양편의 대형 은어 조형물이 유명하다.
지난 14일 관광객이 오가고 있는 경북 울진 남대천의 은어다리. 양편의 대형 은어 조형물이 유명하다. /김동환 기자

최근 새롭게 관광객이 몰리는 명소는 후포 등기산의 스카이워크다. 바다 위 20m 높이에 세운 인공 산책로다. 총길이 135m 중 바다 쪽으로 난 끝부분 57m 구간이 유리로 돼 있다. 걷다 보면 후들거리는 발 아래로 바다가 투명하게 비친다.

내년이면 울진의 관광지도에 명소가 추가된다. 육상·해상·수중을 동시에 관람할 수 있는 동해안 최초의 복합 해양 문화 공간인 국립해양과학교육관이 문을 연다. 죽변면 후정해수욕장 인근 11만1000㎡의 부지에 들어선다. 과학관, 해중 전망대, 해송 산책로 등이 갖춰진다. 18홀 규모의 울진원남골프장, 왕피천 곤돌라 등도 잇따라 선보인다. 백암 치유의 숲과 해양치유시범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들로 관광객의 발길을 불러모을 교통편도 크게 개선된다. 동해선 철도와 국도 36호선 금강송면~울진읍 구간이 개통 예정이다. 전찬걸 군수는 "울진을 동해안 최고의 힐링 중심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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