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 '세계서 가장 비싼' 작가, 이름값 할까

조선일보
  • 정상혁 기자
    입력 2019.03.22 03:01

    작품 경매가 1019억으로 화제 된 英 화가 호크니 첫 대규모 국내전
    포토콜라주·아이패드作 빠졌지만 역대 서울시립미술관 최고 관람료

    그림 '더 큰 첨벙'
    첨벙! 야외 수영장 푸른 수면 위로 흰 물살이 튄다. 그림 '더 큰 첨벙'(A Bigger Splash·작은 사진)을 포함한 수영장 시리즈의 주인공, 영국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82)는 말하자면 세계에서 가장 높이 튀어 오른 물방울이다. 그는 지난해 수영장 그림 '예술가의 자화상'으로 생존 작가 경매 최고가(1019억원) 기록을 새로 썼다.

    호크니의 첫 대규모 국내 개인전이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서 8월 4일까지 열린다. 영국 테이트미술관 공동 기획으로, 회화·드로잉·판화 등 133점을 선보이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미국 추상표현주의에 대한 풍자 '환영적 양식으로 그린 차(茶) 그림'(1961), 미국 LA 시절 그린 수영장 그림 '더 큰 첨벙'(1967), 자연주의 시기 2인 초상화 '나의 부모님'(1977) 등 시기별 구획을 택했다. 21일 사전 행사에 참석한 테이트 디렉터 주디스 네스빗은 "호크니는 전 세계적 현상"이라며 "중국 베이징과 독일 함부르크에서도 전시가 열릴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회고전 규모'라는 설명과 달리, 호크니 미술 세계의 주요 지점인 1980년대 포토콜라주는 빠졌다. 화가이자 사진가로서 사진 매체를 통해 원근법 너머 입체를 구현하려 했기에 전시의 큰 구멍처럼 느껴질 수 있다. 최근 시도 중인 아이패드 그림도 호크니 스튜디오의 협조를 얻지 못해 제외됐다. 테이트 측 협력 큐레이터 헬렌 리틀은 "사진 작품 중에는 대여가 안 되는 개인 소장이 많다"며 "다초점의 입체적 회화 등으로 공백을 보완코자 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풍경화 ‘더 큰 그랜드캐니언’을 관람객들이 보고 있다. 저작권자 요청으로 작품의 단독 근접 촬영은 불가하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풍경화 ‘더 큰 그랜드캐니언’을 관람객들이 보고 있다. 저작권자 요청으로 작품의 단독 근접 촬영은 불가하다. /조인원 기자·ⓒDavid Hockney, Collection Tate, U.K. ⓒTate, London 2019

    삼차원의 평면화, 움직이는 초점을 추구한 호크니의 작풍은 피카소에게 영향을 받은 판화 연작 '푸른 기타'(1976~7)와 중국 두루마리 회화에서 영감을 얻어 6개 시점에서 그린 석판화 '아카틀란 호텔'(1984~85) 등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60개 캔버스를 이어 붙인 '더 큰 그랜드캐니언'(1998) 등 대형 풍경화를 거쳐, 작가의 작업실을 3000장 사진으로 촬영한 뒤 파노라마로 연결한 '2017년 12월, 스튜디오에서'로 전시는 마무리된다. '2017년…'은 영국서도 전시되지 않은 신작이다.

    '가장 비싼 작가'의 전시다 보니, 티켓값(일반 1만5000원)도 역대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중 가장 비싸다. 투입 예산이 20억원 규모로 공공미술관으로서는 이례적인 수준. 미술관 측은 "예산 문제로 전시 기획사가 세 번이나 바뀌는 내홍을 겪었다"며 "공공기관치고 비싼 티켓값에 대한 불만을 알고 있지만 가격심의위원회까지 열어 책정한 액수"라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