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명 존중 차원에서 核무기 폐기 운동 벌이자

조선일보
  • 이케다 다이사쿠 국제창가학회 회장
입력 2019.03.22 03:12

이케다 다이사쿠 국제창가학회 회장
이케다 다이사쿠 국제창가학회 회장

전 세계에 각종 무기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 그중 핵무기를 둘러싼 긴장감이 가장 염려된다. 앞으로 미국과 러시아 간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이 파기되면 다른 핵보유국까지 가세한 핵 군비 확산 경쟁이 재연될까 우려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지난해 5월 발표한 '군축 어젠다' 서문에서 "냉전시대의 긴장 상태가 더 복잡한 형태로 다시 출현하고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이 위기를 이겨내려면 모든 국가가 협력해 군축을 추진하기 위한 공동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기반은 2017년 7월 체결된 유엔 '핵무기 금지 조약'이다. 핵무기 전면 폐기 및 개발 금지를 목표로 하는 이 조약에는 70여 국이 서명하고 20여 국이 비준을 마쳤다. 아직 조약에 서명하지 않은 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80%에 가까운 나라가 이 조약에 따라 안전보장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반핵(反核) 단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의 국제 운영 단체 중 하나인 '노르웨이 피플스 에이드(NPA·Norwegian People's Aid)'에 따르면 핵무기 개발·실험·생산·제조·취득·보유·비축을 비롯해 이양·수령·사용·위협·배치 등을 155국이 금지하고 있다.

국제창가학회(SGI)는 ICAN을 비롯한 반핵 단체와 함께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활동의 시작은 도다 조세이 창가학회 2대 회장이 동서 냉전이 한창인 1957년 9월 발표한 '원수폭(原水爆) 금지 선언'이다. 도다 회장은 전 세계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그들의 권리를 위협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용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원수폭 금지 선언'은 국가 안전보장 차원에서 논의되는 핵무기 문제를 모든 인간과 깊이 연관된 '생명 존엄'의 지평으로 확장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필자가 핵 폐기 운동을 벌이면서 "핵 시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싸워야 할 상대는 핵무기도, 핵보유국도, 핵개발국도 아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대결하고 극복해야 할 상대는 자기 욕망을 위해서라면 상대를 섬멸하는 결단도 불사하겠다는 '핵무기를 용인하는 사상'"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도다 회장의 신념을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주도한 '군축 어젠다'에 등장하는 '인류를 구하기 위한 군축' '목숨을 구하는 군축' '미래 세대를 위한 군축' 등에 공감한다.

핵무기 금지 조약은 '모든 사람을 구한다'는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조약은 국가 주권에 깊이 관련된 안전보장도 환경, 사회경제 개발, 세계경제, 식량안전보장, 현재 및 장래 세대의 건강, 인권, 양성평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

핵무기 금지 조약은 오랜 세월에 걸친 핵 군축 정체를 타파하기 위한 기반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 조약을 지지하는 연대의 고리를 넓히면서 ▲모든 사람의 존엄을 지키는 '인권' ▲다른 사람과 함께 행복과 안전을 추구하는 '인도주의' ▲지구 환경과 미래 세대에 대한 공동 책임을 지는 '공생'의 길을 힘차게 열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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