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3)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모(34)씨가 20일 "제가 안 죽였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를 나온 김씨는 기다리던 취재진이 ‘차량 판매대금 5억원을 미리 알고 있었느냐’ ‘이희진씨, (살인) 피해자 부부와 아는 사이인가’ 등을 묻자 "제가 안 죽였습니다. 억울합니다"라고 답했다.
김씨는 이날 점퍼로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마스크를 쓴 채 경찰서를 나와 1분도 안돼 경찰 호송차에 올라탔다.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구속 여부도 이날 오후 중으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인터넷에서 ‘경호 목적'으로 고용한 중국 동포 3명과 함께 지난달 25~26일 안양의 한 아파트에서 이씨의 아버지(62)와 어머니 황모(58)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범행 당시 이씨의 부모가 가지고 있던 5억원이 든 돈가방도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둘째 아들 이희문(31)씨가 당일 부가티 스포츠카를 15억원에 매도해 이 중 5억원을 부모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약 3주 뒤인 지난 16일 오후 4시쯤 둘째아들 이희문(31)씨가 112에 "부모님과 오랫동안 전화 통화가 안 된다"고 신고하면서 피해자들 시신이 발견됐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이씨의 아버지와 2000만원 가량의 채무 관계가 있고, 이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차량판매 대금 5억원을 노린 계획 범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