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굿 이너프 딜' 제안 하루만에…美, '빅딜' 원칙 또 강조

입력 2019.03.19 17:15 | 수정 2019.03.19 17:26

폼페이오, 옛 지역구 찾아 "검증된 비핵화…시기·순서배열 강조"
美 조야에선 '대북 제재 강화' 요구 거세
韓 여당 "대북제재 해제 설득해야 요구"…강경화 "美 단계적 제재 완화 카드 아직 유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각) 미국 캔자스주(州)에서 국무부가 개최한 ‘글로벌 경제정상회의(GES)’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폼페이오 트위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각) 미국 캔자스주(州)에서 국무부가 개최한 ‘글로벌 경제정상회의(GES)’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폼페이오 트위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각) "북한의 검증된 비핵화(the verified denuclearization)가 이뤄지면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밝은 미래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며 기존의 '빅딜'(일괄 타결) 원칙을 거듭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을 제안한 지 하루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과거 자신의 지역구였던 캔자스주에서 지역 언론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을 위한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주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은 진짜"라면서 "(미·북 협상이 진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기(timing)와 순서배열(sequencing), 그리고 우리가 이를 어떻게 달성해 나갈 것인지, 여러가지 이슈가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언급한 '순서배열'은 대북 제재를 일부라도 해제하기 위해선 '검증된 비핵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선(先)비핵화-후(後)보상’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미국이 북한에 계속 요구하고 있는 '비핵화 타임테이블'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협상 중단' 검토 방침까지 밝혔지만 사찰·검증을 전제로 하는 '검증된 비핵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빅딜론을 고수하겠다는 뜻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검증된 비핵화 전까지는 제재를 완화할 뜻이 없다면서도 북한과의 대화는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우리에게는 역사상 가장 강경한 경제적 제재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역사상 가장 유망한 외교적 관여(the most promising diplomatic engagement)도 이뤄지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서 "대화는 분명히 계속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조야에서는 더욱 강력한 대북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의 코리 가드너 위원장(공화당)과 민주당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은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대북제재 이행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두 의원은 서한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된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거론하며 미국 정부가 대북제재 대상을 지정하는 속도가 최근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와 같은 현 상태는 받아들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최대 압박과 관여' 원칙과도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최대한의 압박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정부·여당에서는 '대북 제재 해제를 위한 설득 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정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징벌적 제재를 해제하는 설득 외교를 꾸준히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같은 당 이수혁 의원은 강 장관에게 '단계별 제재 완화는 미국이 생각을 안하고 있나. 그런 협상안은 죽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강 장관은 "그렇지 않다"면서 단계별 제재 완화도 미국의 협상안 중 하나라고 했다.

여권의 이런 언급은 지난달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이 거듭 이야기하고 있는 '일괄 타결' 과는 상반되는 메시지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19일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 문제는 북한이 얼마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느냐에 달려있는 문제라고 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직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정부가 빅딜 원칙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 동맹국인 한국이 '단계적 제재 완화가 살아있다'고 한 건 실책성 발언"이라며 "한·미 간 대북 정책에서 어느 정도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상대국의 외교 정책을 언급하는 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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