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선언 6개월, 이산상봉 회담 첫발도 못떼

입력 2019.03.19 03:00 | 수정 2019.03.19 08:11

北,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동창리 시험장 폐기 등 이행 안해
남북 합의 13건 중 '연내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1건만 이행

9·19 평양 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구체적 합의 사항 13건 중 1건만 이행된 것으로 18일 나타났다. 공동선언 부속 서류인 남북 군사 분야 합의는 상당수 이행됐지만 이마저도 비핵화 없는 남북 간 군축이고 북한의 일방적 불이행 동향이 포착되면서 의미가 퇴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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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26일 오전 북한 개성시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에서 이강래(왼쪽부터) 한국도로공사사장, 천해성통일부차관, 북한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등이 서울·평양표지판 앞에서 손을 잡고 있다. 9·19 평양 공동선언 합의 사항 13건 중 이 착공식 1건만 실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공동취재단
9·19 평양 공동선언 중 구체적 실천 사항은 총 13건이다. 그중 실천된 건 '연내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뿐이다. 그나마도 대북 제재 때문에 '착공 없는 착공식'만 열었다. 그 외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가동 △조건부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정상화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 개소 △이산가족 화상 상봉 및 영상 편지 교환 문제 해결 △평양예술단 서울 공연 진행 △동창리 엔진 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영구 폐기 △김정은의 서울 답방 등 7건은 지금까지도 아예 이행되지 않고 있다.

특히 동창리 시험장 폐기는 오히려 선언과 역행하고 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합의 자체가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선언적 의미였으며, 정치적 퍼포먼스였다"며 "비핵화에 속도를 맞추고 전제조건을 달아야 했는데 민족 공조로 국제 제재를 깨겠다는 헛된 희망만 깨진 셈이 됐다"고 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폭파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동창리를 복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평양 공동선언은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남북은 산림 협력 추진, 보건·의료 협력 강화 등도 합의하고 실무 회담을 수차례 열었으나 구체적인 진전은 없다.

평양 공동선언 주요 합의 사항
북한은 지난달 하노이 회담 결렬 전후로 남북 협력 사업에 대해 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평양 공동선언 중 군사공동위 가동, 평양예술단 공연, 동창리 시설 폐기 등은 북한의 의지만 있으면 실행할 수 있는 합의 사항이지만 북한은 묵묵부답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 측에서 응답이 오면 언제든 군사 공동위를 구성할 수 있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여권 주장대로 국회 비준까지 받았으면 우리만 목을 더 매는 상황이 됐을 것"이라며 "북한은 처음부터 평양 선언을 단순 선언 이상으로 생각한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반면 북이 원했던 남북 군사 합의는 평양 공동선언과 달리 진척도가 높다.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비행 금지 구역 설정과 비무장지대(DMZ) 내 GP(감시 초소) 시범 철수, JSA(공동 경비 구역) 비무장화, 한강 하구 공동 이용 수역 설정 및 조사,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서해 평화 수역 설정 등 대부분이 실현됐다.

이런 가운데서도 북한의 일방적 불이행과 대남 선전전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에 따르면, 북한은 9·19 군사 합의 발표 이후 6개월 동안 선전 매체를 통해 "남측이 군사 합의를 위반했다"며 비난을 122건 했다. 이 기간에 매체를 통한 대남 비방도 1471건이었다.

북한은 합의를 위반하고 서해 일대의 해안포를 그대로 열어두거나, NLL을 부정하는 행위인 '부당 통신'을 해왔지만 우리 측 항의는 적었다. 오히려 "북한의 해안포 개방은 기술적 이유" "습도를 조절하려고 해안포를 개방해 놓은 것 같다"고 북한을 감쌌다.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은 "서해 NLL 일대에서 북측의 군사 합의 위반이 식별돼 우리가 공식적으로 10회 이상 북에 조치할 것을 전달한 바 있다"고만 했다.

JSA 비무장화 사업의 하나인 자유 왕래는 북한의 '몽니'로 진전이 없다. 북한은 JSA 자유 왕래와 관련해 "유엔군 사령부는 빠져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전협정의 당사자인 유엔군 사령부를 배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주한 미군 철수와 한미 동맹 형해화를 노린다는 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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