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 얹은 삼치, 카네이션 샐러드, 팬지 파스타… 접시에 핀 봄!

조선일보
  • 송혜진 기자
    입력 2019.03.19 03:00

    먹는 봄꽃
    3월엔 매화, 4월엔 진달래…
    꽃 한 줌에 찹쌀가루 한 컵이면 봄내음 가득한 제철 꽃전이 뚝딱

    "3월엔 매화가 제격이에요. 4월엔 진달래고요. 요때를 놓치면 두고두고 섭섭하니까…."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 스튜디오에서 만난 푸드스타일리스트 노영희(57)씨는 조리대 위에 놓인 매화 가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 위에 매달린 매화 꽃송이가 갓 터진 팝콘처럼 희고 소담했다. "춘래불사춘이라고 한탄만 말고 식탁에 봄을 들여야죠. 미세 먼지 심할수록 식탁이라도 환해야 하고요. 제철 꽃으로 꽃지짐이도 만들고 꽃차도 마셔주면 더욱 좋아요. 봄을 충분히 맛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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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과 혀끝으로 파릇한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음식들. 왼쪽 끝부터 시계 방향으로 '라망 시크레'의 손종원 셰프가 보드라운 삼치 위에 유채꽃을 올려 만든 '삼치와 유채', 스타일리스트 노영희씨가 부쳐낸 매화전, '보칼리노'의 페트로네 셰프가 제안한 카네이션 샐러드, 손종원 셰프가 만든 꽃 모양의 '당근 타르트'. /오종찬 기자
    봄은 짧고 감질나서 간절하다. 요즘 카페나 식당엔 봄꽃 메뉴가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샐러드나 파스타에도 유채꽃이나 팬지·카네이션 같은 식용 봄꽃을 올리거나, 벚꽃이나 작약·목련을 연상시키는 꽃 디저트를 낸다. 날씨가 칙칙할수록 풋내 나는 봄을 만끽하고 싶어하는 이들의 마음을 반영한 트렌드. 봄꽃으로 반짝 봄볕을 맛보려는 노력인 셈이다.

    ◇매화꽃 꺾어 매화전 부쳐보니

    노영희씨는 "매화꽃 한 줌에 찹쌀가루 한 컵만 있어도 매화전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먼저 준비할 건 매화 꽃송이. 물기를 충분히 머금도록 둔 다음 하나씩 떼어 물에 담가 10분쯤 두었다가 건져내고 종이타월 위에 올려 물기를 걷는다. 찹쌀가루 1컵에 소금을 약간 넣고 끓는 물 2큰술 정도를 부어 대충 섞은 다음 치대어 매끈하게 익반죽한다. 식용유를 살짝 두른 팬을 중간 불에 올려 데운 다음 반죽을 동글게 빚어 올린다. 노씨는 "처음부터 납작하게 만들려고 반죽을 누르면 퍼져 못쓴다. 아주 살짝만 눌러주고 두면 스스로 퍼진다"고 했다. 한 면이 말갛게 되면 뒤집은 다음 꽃송이를 하나씩 올려 붙이고 숟가락으로 살살 펴준다. 접시에 꿀을 바르고 익은 화전을 올리면 끝. 흰 꽃송이가 익으면서 노르스름한 빛깔을 낸다. 끓여서 식힌 찻물에 꽃송이 몇 개를 올려 함께 마셔도 근사하다. "이런 호사가 없죠. 봄을 보고 맡고 삼키는 거니까요."

    ◇삼치에 유채, 샐러드엔 카네이션

    서울 남산 레스케이프 호텔의 레스토랑 '라망 시크레'에서 일하는 손종원(36) 셰프는 뜨거운 김으로 익힌 삼치에 노랗게 물든 유채꽃을 얹은 요리를 제안했다. 유채잎과 유채꽃을 한껏 올려 꽃을 먹는 착각을 일으키도록 했다. "꽃만큼 생동하는 기운이 가득한 식재료도 없어요. 눈으로도 혀로도 강렬한 기억을 남깁니다." 식용꽃은 대개 풋내가 강렬하다. 자칫 흙맛이 나지 않도록 식재료를 안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손 셰프는 "함께 내는 음식의 향이 은은할수록 꽃의 아삭하고 산뜻한 식감을 강조한다"고 했다. 경북 봉화에서 재배한 당근을 깎아 꽃송이처럼 만든 디저트도 인기. 커피가루를 넣은 소스가 화분 속 흙처럼 당근과 어우러진다. 포시즌스 서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칼리노'의 치로 페트로네 총괄셰프는 "갖가지 채소를 올리브 오일과 레몬 드레싱으로 버무린 다음 그 위에 식용꽃을 올리면 만들기도 쉽고 근사하다"고 했다. "식용 카네이션도 좋고 팬지꽃도 좋아요. 채소와 대비되는 색감의 꽃일수록 좋습니다."

    '봄꽃 음식'이 인기를 누리면서 최근엔 대형마트에서도 식용꽃을 구하기가 쉬워졌다. 서울 연희동의 '사러가' 쇼핑몰, '플로드 식용꽃 농장' 등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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