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 "문대통령 3·1절 기념사는 이념 대립 부추긴 관제 민족주의"

조선일보
  • 김형원 기자
    입력 2019.03.18 03:45

    "촛불 이전 못지않게 대립 심해… 외교부, 남북관계·비핵화 혼동"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최장집〈사진〉 고려대 명예교수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는 이념 대립을 부추긴 '관제 민족주의(official nationalism)'"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지난 15일 한국국제정치학회가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특별학술대회 발제문에서 "과거에 대한 청산 작업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3·1절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친일(親日) 잔재와 보수 세력을 은연중에 결부시키며 이를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며 "이는 역사를 굉장히 정치적인 좁은 각도로 해석하는 것으로 사려 깊지 못한 표현이자 발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일제 청산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거나 행동한다면 그건 위선"이라며 "가능하지도 않은 걸 옳다고 말하고 행동하는 건 정치적 목적을 위한 기획일 뿐"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또 "현 정부가 이념적 지형을 자극해서 촛불시위 이전 못지않게 더 심한 이념 대립을 불러오고 있다. 앞으로 100년간 정치가 발전할 거 같지 않단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3·1절 기념사에서 "'빨갱이'라는 표현과 '색깔론'은 우리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 친일 잔재"라고 말했었다.

    최 교수는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도 "평화 공존을 위해서는 민족주의 그 이상이 필요하다"며 '현실주의적인 접근'을 정부에 주문했다. 최 교수는 "우리 외교부는 남북관계와 비핵화 문제를 혼동하고 있다"며 "(비핵화) 문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둘을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날 함께 토론자로 나선 문정인 안보특보는 "외교부만큼 현실적인 정부기관이 없다. 역부족인 건 사실이지만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문 대통령이 거론한) '빨갱이 논쟁'은 이념 전쟁을 넘어서자는 뜻인데, 그게 그렇게 큰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현 정부는 민족주의 교육보단 세계시민 교육에 오히려 더 많은 예산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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