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집 앞 찾아가 '쥐약' 전달, 유튜브에 보란 듯 올려

조선일보
  • 이세영 기자
    입력 2019.03.18 03:00

    14분짜리 영상에 쥐약 사들고 가… 경찰과 실랑이하는 모습 등 담아
    MB측 "전직 국가원수 위협해", 경찰 "촬영만 해 수사 어렵다"

    유튜버 원모씨가 쥐약과 ‘건강하시라’는 편지가 담긴 상자를 들고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으로 향하고 있다.
    유튜버 원모씨가 쥐약과 ‘건강하시라’는 편지가 담긴 상자를 들고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으로 향하고 있다. /유튜브

    지난 6일 법원의 보석 결정 이후 자택에 머무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쥐약이 배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위협"이라고 했다. 경찰은 "전달자가 유튜브 방송으로 보여주려 한 일이라 현재 수사 계획은 없다"고 했다.

    지난 12일 '고양이뉴스'라는 정치 비평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원모씨는 '이명박 집 앞에서 쥐약을 선물한 유튜버'라는 제목의 14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원씨가 약국에서 '스트라타젬 그래뉼'이라는 쥐약을 산 뒤, '(이 전 대통령) 건강하세요'라고 쓴 편지와 함께 종이 상자에 넣는 모습이 나온다. 상자 겉면에는 이 전 대통령을 비판해온 방송인 김어준씨 얼굴 그림을 붙였다.

    원씨는 이 상자를 들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이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았다. 출입문을 지키는 경찰관에게 "건강하시라고 편지랑 선물 약(을 가져왔다)"이라고 했다. 경찰이 전달을 허락하지 않자 원씨는 상자를 들고 인근 편의점에 들어가 이 전 대통령 자택으로 택배를 보냈다. 원씨는 편의점에서 나오며 "보냈지롱"이라며 웃기도 했다.

    이 영상은 17일까지 8만명이 봤다. 7200명 이상이 '싫어요'를 눌렀고, '정신 나갔다'며 원씨를 비난하는 댓글이 많았다. 하지만 '좋아요'를 누른 사람도 2500명이 넘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경호원들이 해당 택배를 발견해 보관 중"이라며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 자택을 담당하는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원씨의 쥐약 전달 사건에 대한) 특이사항은 보고받았다"면서도 "유튜브 방송으로 보여주기만 한 것일 뿐, 별다른 행동이 없어 형사 조치가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행위가 협박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법무법인 '하나' 강신업 변호사는 "쥐약이 든 상자를 전달한 건 생명을 위협한다는 의미가 있어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협박죄의 경우 제삼자가 고발하거나 수사 당국이 인지하면 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데, 이 전 대통령에게 처벌 의사가 있어야 재판에 넘길 수 있다"고 했다.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할 수 있다.

    원씨는 그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태극기 부대를 원 펀치로 사라지게 할 획기적인 방법'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무죄인 이유' 등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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