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전 세계 외신 타는 K 팝 스캔들

조선일보
  • 한현우 논설위원
    입력 2019.03.16 03:06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 흐린다'는 비유는 이럴 때 쓰는 것이다. 몇몇 타락한 아이돌 스타 때문에 외신은 일제히 K 팝에 등을 돌리고 있다. 'K 팝의 어두운 면'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K 팝을 강타한 스캔들' 같은 제목이 줄줄이 쏟아진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로 알려진 서울의 모습은 성범죄와 마약, 폭력, 뇌물로 얼룩진 '버닝썬의 도시'로 묘사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만 해도 K 팝에 대한 외신 반응은 과도하리만치 칭찬 일색이었다. K 팝 스타는 순수하고 귀여우며 건강한 이미지로 그려져 있었다. "미국에서 K 팝이 폭발했다" "더 이상 팝의 언어는 영어가 아니다"라고 했다. 특히 가수 승리가 속한 그룹 '빅뱅'은 'K 팝의 제왕'으로 불렸다. 포브스지는 빅뱅 리더 지드래곤을 '아시아 연예·스포츠 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젊은 인물'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K 팝의 제왕'은 스스로 무덤을 팠다.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모습으로 '한국의 위대한 개츠비'란 별명을 얻었던 승리에겐 '매춘 알선자'라는 딱지가 붙었다. 

    [만물상] 전 세계 외신 타는 K 팝 스캔들
    ▶K 팝이 세계적 인기를 얻었던 만큼 외신은 온갖 언어로 타전되고 있다. 영어는 물론 중국어·일어·프랑스어·독어·스페인어·아랍어까지 망라한다. CNN과 로이터, AP 같은 언론은 심층 보도도 내놓았다. 한국 아이돌들이 어떻게 조련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스타가 되는지 조명했다. 빅뱅의 다른 멤버들도 대마초 흡입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을 소개하며 "이들 소속사 YG가 '약국'의 준말이라는 농담이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한국 연예 산업이 돈과 인기만 좇다가 도덕성을 잃어버렸다고 질타한다. 어린 아이돌 지망생에게 오로지 노래와 댄스만 주입하느라 몸가짐에 대한 교육과 스트레스 관리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이런 아이돌 스타를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이라고까지 표현했다. '버닝썬 사건' 때문에 K 팝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흉한 꼴을 앞으로 보게 될 것이란 진단도 있었다.

    ▶로이터는 서울에 사는 한 영어 강사의 말을 전했다. "완전히 쓰레기네요. 빅뱅 팬이었던 게 부끄럽습니다." 52세 일본인 여성은 "친구들이 이제 K 팝 팬을 그만두라고 한다"며 "책임 있는 해명을 듣고 싶다"고 했다. 한 인도네시아 신문은 '이제 범죄자·변태 아이돌과 이별할 때'란 칼럼을 싣고 "우리 딸들이 이런 범죄자들에게 '노'라고 말하고 돌아설 권리가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세계적 망신이자 배신이 아닐 수 없다. 회복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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