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알았다, 김정은 비핵화 의지 없다는 것을"

조선일보
  • 워싱턴=강인선 지국장
    입력 2019.03.15 03:02

    워싱턴 소식통 "참모들은 다 아는 것, 트럼프가 확인한게 성과
    金이 대안도 없이 제재완화 요구하자 트럼프 완전히 기대 접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은 김정은이 비핵화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비로소 이해했다고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이 13일(이하 현지 시각) 전했다.

    김정은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해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대북 정책 참모들은 이미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곤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혹시나' 하는 기대가 약간은 있었는데, 하노이에서 김정은의 반응을 보고 완전히 기대를 접었다는 것이다. 참모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을 트럼프가 비로소 받아들였다는 것이 하노이의 가장 큰 성과라고 복수의 소식통들은 전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제재 해제와 영변 핵시설에 대한 김정은의 태도였다고 한다. 김정은은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제재를 해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 측은 실무회담에서 제재 해제 불가 입장을 북측에 확실하게 전달했는데도 김정은이 제2의 대안조차 준비하지 않은 채 정상회담에서 제재 완화만 밀어붙이는 걸 보면서 상당히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전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김정은이 하노이에서 트럼프와 마주 앉기만 하면 어떻게든 제재 해제를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오판했을 가능성을 크게 봤다. 북한은 트럼프가 최근 국내 정치적으로 위기에 몰려 있다고 보고, 트럼프에게 '외교적 성공'이 필요한 상황이므로 김정은의 요구를 쉽게 들어줄 것이라고 착각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회담에서 김정은이 미국의 완강한 제재 완화 불가 입장을 확인하고 다소 놀라는 눈치였다는 얘기도 있다.

    트럼프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에 기대를 접은 또 하나의 요인은 영변 핵시설에 대한 모호한 입장이었다고 한다. 협상 과정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비핵화 대상이 되는 영변 핵시설 규모에 대한 북한 측 발언이 왔다 갔다 한 데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트럼프가 결정적으로 '김정은은 준비가 안 됐다'고 느끼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한 북한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판단 이후 미국은 대북 제재를 다잡는 등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전의 원점으로 회귀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 전문가는 또 "트럼프 행정부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이 명백히 제재 위반이란 입장임을 내부적으로 다시 확인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의 또 다른 전문가는 "미국은 판이 깨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상당히 준비를 많이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연일 이어지는 미국의 대북 강경 메시지는 이런 기조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2일 텍사스주 KPRC2 방송과 인터뷰에서 "유엔 (대북) 제재를 이행하는 것은 엄청나게 중요하다"며 "미국은 모든 나라가 이를 최대한 엄격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14일 유엔 안보리 주요국 인사들과 유엔 대북 제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주제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국무부가 밝혔다.

    미 상원에선 추가적인 대북 제재까지 주문하고 나섰다. 은행위 소속 크리스 밴 홀런(민주당) 의원은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금융기관들을 제재해 국제사회 대북 제재망의 구멍을 메워야 한다"고 했고, 외교위 소속 마르코 루비오(공화당) 의원은 "북한의 불법 해상 환적을 돕는 개인과 기관에 대한 제재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날 미국의소리(VOA)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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