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개성연락사무소에 석유 반입'도 문제 삼았다

조선일보
  • 안준용 기자
    입력 2019.03.15 03:02

    "北으로 석유제품 이전 땐 모두 신고해야"… 제재 위반 시사
    대북 제재 해당 안된다며 신고 안했던 우리 정부에 경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지난 12일 공개한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지난해 우리 정부의 대북 석유 제품 반출과 관련, 제재 위반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안보리가 우리 정부의 제재 위반 가능성을 시사하며 사실상 '경고'에 나선 것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를 위해 지난해 약 340t의 석유 제품을 북한으로 반출했다. 석유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제재 품목인데도 안보리에 신고하지 않았다. 언론과 야당이 이를 수차례 지적했지만 정부는 "연락사무소 관련 석유 반출은 제재 위반 여부를 따질 사안이 아니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작년 8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서훈 국정원장도 국회에서 "(연락사무소 관련 사항은) 대북 제재 사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제재 대상이 아니며, 미국도 이해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 석유제품 반출에 대한 입장
    하지만 안보리 전문가 패널의 판단은 달랐다. 안보리 패널은 이번 보고서의 첨부 문서에서 '회원국의 대북 석유 제품 이전 보고 의무'를 규정한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를 언급했다. 패널은 "회원국은 정제 석유 제품의 모든 북한 이전을 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며 "이것은 소유가 아닌 영토 기준이며, 임시 또는 영구 이전인지, 이전 후 누구의 통제하에 있을 것인지 구분하지 않는다. 이 구체적인 항목을 주목한다(note)"고 했다. 북한 영토로 반출되는 석유 제품은 어떤 경우에도 보고 대상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한국 정부가 제재를 위반했다'고 명시한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사례가 더는 있어선 안 된다'는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했다.

    안보리 패널은 보고서에서 대북 석유 제품 반출 관련 내용을 한국 정부에 직접 확인한 사실도 언급했다. 패널은 "작년 8월 연락사무소 개소를 위해 개성에 석유 제품을 이전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서한을 발송했다"고 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사업 이행 과정에서 남측 인력이 사업 이행을 위해 석유 제품을 독점적으로 사용했고, 북한에 어떤 경제적 가치 이전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보장한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2018년 1~11월 대북 반출된 33만8737㎏의 석유 제품 중 4039㎏이 회수됐다며 구체적인 양도 적시했다. 이는 그간 "연락사무소 사업의 모든 것은 유엔과 공유·이해됐고, 제재 틀 내에서 추진했다"는 우리 정부의 설명과는 배치된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이번 안보리 전문가 패널 보고서 내용을 검토하고 국제사회 제재 틀 내에서 남북 관계 발전과 북·미 대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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