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37마리 돌고래 중 막내… 귀염둥이 고장수, 곧 데뷔합니다

입력 2019.03.15 03:02

2017년 6월 수족관서 태어나 '생존율 20%' 위기 딛고 생존
두 돌 지나면 일반공개 하기로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태어나 생후 만 21개월을 맞은 큰돌고래 '고장수'가 지난달 21일 체험관 보조 풀장에서 힘차게 점프하고 있다.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태어나 생후 만 21개월을 맞은 큰돌고래 '고장수'가 지난달 21일 체험관 보조 풀장에서 힘차게 점프하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 남구에 사는 고장수는 오는 6월 두 돌을 맞이한다. 장수의 두 번째 생일을 앞두고 울산시는 벌써부터 들뜬 분위기다. "부디 오래 살라는 뜻에서 이름을 장수(長壽)로 지어준 보람이 있다"는 것이다.

장수는 우리나라 수족관에서 가장 어린 돌고래다. 국내 수족관의 돌고래는 37마리다. 제주 한화 아쿠아플래닛,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등 7곳에서 큰돌고래, 흰돌고래(벨루가), 남방큰돌고래 등이 산다. 장수는 2017년 6월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보조풀장에서 태어났다. 엄마는 장꽃분(19세), 아빠는 고아롱(16세)이다. 장수는 꽃분이 배 속에 있을 때부터 관심과 걱정을 한 몸에 받았다. 국내 수족관에서 태어난 돌고래의 생존율은 20% 남짓이다. 꽃분이와 아롱이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3마리 중 막내 장수만 살아남았다. 꽃분이와 아롱이는 2009년 10월 일본 다이지(太地)에서 수입돼 울산에서 부부의 연을 맺었다.

낮은 생존율에도 장수는 생후 21개월 만에 키 242㎝, 몸무게 172㎏으로 무럭무럭 자랐다. 울산 남구는 오는 7월 장수를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으로 옮겨 일반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지난달 울산 수족관에서 만난 장수는 엄마 꽃분이 옆에 찰싹 붙어 헤엄을 치고 있었다. 3~4m 높이로 점프하거나 작은 농구공을 주둥이로 치며 놀기도 했다. 체험관의 김동희 사육사는 "사람으로 치면 서너 살로, 한창 호기심 많고 장난이 심할 시기"라고 말했다.

장수가 무사히 성장한 데에는 유일한 새끼를 지키려는 꽃분이의 정성이 가장 컸다. 꽃분이는 장수가 위험한 물체나 사람에게 다가가면 주둥이로 쳐서 막거나 소리를 내 저지했다. 장수가 풀장 벽에 부딪힐까 봐 몇 개월은 풀장 중간에만 있게 했다. 수족관 측이 꽃분이를 돕기 위해 보모 돌고래를 투입하자 신경질을 내며 거부했다. 꽃분이는 보모를 맡을 암컷 장두리를 밀치거나 저리 가라는 듯 고개를 홱 돌리며 '뿌' 하는 소리를 냈다. 김 사육사는 "두리가 서열이 낮아 망정이지 큰 싸움이 났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장수의 육아는 꽃분이 혼자 맡았다.

수족관 사육사들은 풀장 내부 전체를 검은색 가림막으로 가려 꽃분이를 도왔다. 장수가 조련대나 철제 사다리 사이에 끼는 사고를 당할까 봐 ㄷ자 모양의 안전망 10여 개도 만들었다. 김 사육사는 "마지막 기회란 생각으로 사육사 5명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사육사들은 장수의 출산 준비부터 20개월까지 24시간을 일일이 기록했다. 매일 안구 검사, 체온 측정, 매달 1회 채혈 등 15개 건강 검사를 하고 결과를 남겼다. 남구는 장수의 20개월 '생존일기'를 한국동물원수족관협회에 전달할 계획이다. 장수의 생존은 국내 돌고래 관광 정책의 사활을 가늠할 척도이기도 하다. 이만우 고래박물관장은 "돌고래들이 하늘을 보며 살 수 있는 새 수족관이 건립되면 장수를 옮기는 방안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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