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오르면" "돈만 되면"… 방송·기획사의 도덕 불감증

입력 2019.03.15 03:02

'몰카 사건' 정준영 4개월만에 부른 KBS에 "면죄부 줬다" 질타 쏟아져
소속 가수 논란 이어지는 YG엔 "대표는 대체 뭐 하냐" 팬들 항의

빅뱅 출신 승리(29·본명 이승현)의 성(性) 접대 의혹과 가수 정준영(30)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유포 사건에 팬들과 시청자들이 일제히 분노했다. KBS '1박2일' 등 이들이 출연한 프로그램과 팬클럽 게시판은 시청률 지상주의와 도덕 불감증에 걸린 방송과 연예기획사를 향한 비판이 쏟아지고, 의혹에 연루된 가수들의 팬클럽에선 '탈퇴 러시'가 이어졌다.

정준영의 경우 2016년 여자친구와의 몰카 사건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KBS '1박2일'에 복귀한 것을 놓고 "공영방송이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 많았다. 시청자 강모씨는 14일 KBS 게시판에 "2016년 정준영이 불법 촬영으로 고소됐을 때 '1박2일' 제작진이 복귀시키지만 않았어도 그사이 숱하게 양산됐을 성범죄 피해자를 한 명이라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글을 올렸다. 그는 특히 "복귀한 정준영에게 '고생했다'며 어화둥둥 해주고 낄낄 웃던 남성 출연진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MBC '라디오 스타'는 산타 복장 여성들에게 둘러 싸인 승리를 '이것이 셀러브리티(유명인)의 라이프'라고 소개했다(왼쪽).
MBC '라디오 스타'는 산타 복장 여성들에게 둘러 싸인 승리를 '이것이 셀러브리티(유명인)의 라이프'라고 소개했다(왼쪽). 정준영이 4개월 만에 KBS '1박 2일'에 복귀하자 출연진이 반가워하는 모습. /MBC·KBS
팬클럽 탈퇴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한 연예 커뮤니티에는 '정준영 몰카' 사건에 연루된 용준형의 하이라이트 탈퇴 소식에 댓글 800여 개가 달렸다. "나 스스로 한심하고 팬으로 살아온 10년 세월이 너의 저급한 행실로 무너지는 것이 부끄럽다" 같은 내용이 주를 이뤘다. 정준영 팬클럽은 이미 2000명이 줄었고, 빅뱅의 공식 팬카페에도 '탈퇴하러 들어왔다' 'YG는 이런 일에 휘말릴 때까지 관리도 안 하고 뭘 한 거냐' '양현석(대표)이 원망스럽다'는 게시글이 끊이지 않았다.

연예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이번 스캔들은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방송계 제작 관행과 이를 악용해 자사 연예인의 스캔들을 덮으려는 연예기획사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대표적 사례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무혐의를 무죄로 치부하고 손쉽게 방송에 복귀시킨 사례를 포함해 윤리와 도덕의 문제를 방송사들이 매우 가볍게 보고 있다"며 "시청률을 앞세워 철저한 검증을 외면하는 관행이 이번 스캔들을 낳았다"고 말했다.

예능 프로의 도덕 불감증은 특히 심각하다. 승리의 경우 MBC '나 혼자 산다'와 SBS '미운 우리 새끼' 등에 출연해 클럽과 일본 라멘집을 운영하는 자신의 모습을 과시했다. MBC '라디오스타'에선 승리가 크리스마스 사교 파티에서 노출 많은 산타 복장을 한 외국인 여성들을 뒤에 세운 채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이것이 진정한 셀러브리티 라이프"라고 소개했다. 승리가 출연한 넷플릭스 프로그램 'YG전자'는 마약 범죄나 직장 내 성폭력을 코미디의 소재로 사용해 비판받았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