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권보고서 "文정부 탈북단체 北 비판 막아"

입력 2019.03.14 13:44 | 수정 2019.03.14 16:25

美국무부 ‘2018 국가별 인권보고서’ 발표
"평창올림픽 전 대북 비판 막고 탈북민단체 자금 지원도 중단"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인용해 "북 정부 5년간 관료 등 340여명 처형"
‘지독한 인권침해" 표현은 삭제

미국이 13일(현지 시각)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언론 보도를 인용하는 방식으로 한국 정부가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탈북자들의 대북 정책 비판을 막기 위해 압력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 인권 비판 제기를 피하려고 북한인권재단 출범을 늦추고 있다고 했다.

미 국무부가 이날 공개한 2018 국가별 인권보고서 한국편은 ‘시민의 자유에 대한 존중’ 항목 중 '표현의 자유'를 다룬 부분에서 "한국 정부가 (작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탈북자들과 접촉해 북한 정부에 대한 비판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탈북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비판적으로 보일 수 있는 대중연설에 참여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알려졌다"고도 했다.

또 보고서는 '언론출판의 자유'를 다룬 부분에서는 "통일부가 지난해 10월 중순 판문점 남북장관급회담을 취재할 계획이었던 (탈북자 출신) 조선일보 김명성 기자에게 취재를 불허했다"고 썼다. 보고서는 당시 통일부가 "판문점이라는 공간이 협소한데다가 김 기자가 활동을 많이 해서 북측이 인지할 가능성이 있고, 회담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고 해명한 사실도 함께 전했다.

보고서는 '인권 침해에 대한 국제·비정부 조사에 대한 정부의 태도' 부분에서는 우리 정부가 탈북자 단체들에게 북한에 대한을 비난을 줄이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고 썼다. 또 우리 정부가 지난 2016년 제정된 북한인권법 집행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북한과 대화에 나서면서, 탈북자 단체들은 한국 정부로부터 북한에 대한 비판을 줄이라는 압력을 직⋅간접적으로 받고 있다고 했다"면서 "압력의 사례로는 탈북자 동지회에게 지난 20년 동안 주던 지원금을 2017년 12월에 중단한 것, 경찰이 이들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저지한 것, 경찰이 이들 단체를 방문해 재정 및 운영 관련 정보를 요구한 것 등이 있다"고 썼다.

보고서는 또 "한국 정부가 2016년 제정된 관련법(북한인권법)에 따른 북한인권재단 설립에 더딘 모습을 보였다"면서 "탈북자 단체들은 이와 관련해 언론을 통해 '정부가 북한에 대한 비판을 꺼리기 때문에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어 "관측통들은, 또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자리가 1년 이상 공석이었던 점에 주목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북한인권법에 따른 외교부 대외직명대사직으로, 북한인권증진을 위한 국제협력을 담당하는 자리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인권보고서 북한편에서는 불법 살해, 강제 실종, 임의 구금, 생명을 위협하는 정치적 수용소 등을 통해 북한 정권 차원의 인권 침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에 따르면 북 정부는 2012~2016년 정부 관료 140명을 포함해 총 340명을 공개 처형했다"며 "엄마에게 영아 살해를 보게 하거나 살해하도록 강요한다"고도 적시했다.

마이클 코작 국무부 인권 담당 대사는 브리핑에서 "북한은 여전히 세계에서 인권 상황이 가장 나쁜 나라 중 하나"라며 "북한 정권이 행동을 바꾸도록 어떻게 설득할지가 앞으로 우리가 기울일 노력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다만 북한에 대해 2017년 보고서에 있었던 ‘지독한(egregious) 인권침해’란 표현은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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