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 직전 딸에게 증여, 그 집에 월세 사는 국토장관

조선일보
  • 이슬비 기자
    입력 2019.03.14 03:07

    분당 아파트 물려줘 1주택 1분양권 돼… 최정호 "청문회서 소명"
    野 "부동산 총괄 국토장관이 다주택자 비판 피하려 꼼수 증여"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최정호〈사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직전 자신이 20년 이상 보유하던 분당의 아파트를 딸과 사위에게 증여하고, 자신은 월세로 그 집에 들어간 사실이 13일 확인됐다. 최 후보자는 또 2004년 분당 아파트를 보유한 상태에서 배우자 명의로 재건축을 앞둔 서울 잠실주공 아파트 조합원 권리를 산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세종시에도 아파트 분양권을 갖고 있다. 집값 문제 등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다주택자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자녀에게 아파트를 편법 증여하고 투기성 아파트 매매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 관계자는 "'꼼수 증여'가 아닌지 청문 과정에서 따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제출한 최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서에 따르면 최 후보자는 지난달 18일 경기도 분당구 소재 84.78㎡(25평대) 아파트를 31세 딸과 사위에게 증여했다. 한창 인사 검증이 이뤄지던 시점이었다. 최 후보자는 이틀 후 딸·사위와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60만원 조건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고, 현재 해당 집에 계속 거주하고 있다. 최 후보자는 지난 1996년 이 아파트를 매입했다. 그러나 장관 지명 직전 이를 증여하면서 그의 재산 목록에서 이 아파트는 빠졌다. 결과적으로 최 후보자는 '1가구 2주택, 1분양권자'에서 '1가구 1주택, 1분양권자'가 됐다.

    최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장남, 어머니 등 가족 재산으로 총 4억5561만원을 신고했다. 본인 명의로는 4억973만원 상당의 세종시 반곡동 소재 아파트 분양권(155.87㎡)을, 배우자 명의로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소재 아파트(7억7200만원)를 각각 신고했다. 그러나 각종 채무와 잠실 아파트 보증금(7억1000만원) 등이 있어서 전체 재산 규모가 줄었다. 최 후보자는 본지 통화에서 "모든 내용은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딸 부부에 대한 증여는 정상적으로 증여세를 내고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야당에선 최 후보자의 배우자가 재건축을 앞둔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1단지 아파트의 조합원 권리를 산 것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최 후보자의 배우자는 당시 1억원가량 대출을 받아 이 아파트 조합원 권리를 샀다. 이 아파트의 지난해 공시지가는 7억7200만원이며 실거래가는 14억원이 넘는다. 야당 관계자는 "최 후보자 부부가 당시 자기 주택을 보유했음에도 '재건축 수익'을 겨냥하고 산 것으로 보인다"며 "조합원 권리를 사들일 당시의 자금 출처를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배우자에 대한 비과세 증여 범위(당시 3억원)를 넘어서 불법 증여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다른 2기 내각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도 국회에 제출했다.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시어머니, 장남 명의로 보유한 재산 총 42억9800만원을 신고했다. 박 후보자 본인은 서울 서대문구 소재 단독주택(10억원), 예금 10억4900만원 등 총 24억2500만원을 신고했다. 배우자는 서울 종로구 소재 아파트(4억3900만원)와 일본 도쿄 소재 아파트(7억200만원), 예금 (9억5200만원) 등 총 17억8300만원 등을 신고했다. 박 후보자에 대해선 과거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군 미필인 장남(21)에 대한 이중국적 논란이 제기됐었다.

    일부 야당 의원은 이미 박 후보자 측에 장남 국적과 관련한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청문회 때 말씀드릴 것"이라며 "잘못된 것은 없다"고 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장녀, 차녀 명의 보유 재산으로 총 6억2700만원을 신고했다. 김 후보자의 두 딸은 고등학생, 대학생으로 모두 미국 유학 중이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어머니, 차남 등 가족의 재산으로 총 33억6985만원을 신고했다. 이 중 배우자의 재산이 27억6000만원으로 80% 이상을 차지했다. 배우자는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 9건의 토지와 4채의 건물(총 23억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현재 직업이 없는 배우자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질의가 청문 과정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본인과 가족 명의로 보유한 재산으로 총 66억9202만7000원을 신고했다. 신고 재산 중 51억1273만5000원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배우자 명의였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본인과 가족의 재산으로 총 19억687만원을 신고했고,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모친, 아들, 딸 등 가족 재산으로 총 12억1696만원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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