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총장'이 걱정말라 했다? 버닝썬 유착, 고위급으로 번지나

입력 2019.03.14 03:01

경찰 "승리 카톡방에서 '경찰총장' 언급한 대화 오갔다"
당시 경찰청장 "승리·정준영 알지 못하고 본적도 없다"

승리, 정준영
승리, 정준영

남성 그룹 '빅뱅' 소속 이승현(29·예명 승리)씨, 가수 정준영(30)씨와 관련된 성(性) 추문이 경찰 내부로 향하고 있다. 2016년 이씨와 정씨, 유흥업소 관계자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고위급 경찰이 편의를 봐줬다는 내용이 있다'는 주장이 13일 제기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날 "대화에 '경찰총장'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애초 이 문제는 한 언론이 2015년 이씨가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아레나'에서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카카오톡 단체 대화 내용이 근거였다. 이후 같은 대화방에 참여한 정씨가 여성과 성관계하는 영상을 몰래 촬영했다는 내용도 공개돼 파문이 커졌다. 카카오톡 대화 내용은 정씨의 휴대폰을 고치는 과정에서 유출됐고, 제보자가 이를 방정현 변호사, 연예 매체인 SBSfunE 기자 등에 보낸 것으로 경찰을 보고 있다.

카카오톡 대화방 내용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전달한 방 변호사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내용 가운데) 대화방 참여자들과 경찰이 유착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다"고 했다. 이름은 없지만 경찰 직책이 언급돼 있다고 한다. 방 변호사는 "가장 영향력 있는 경찰은 한 명이고, (서울) 강남경찰서장보다 더 위 수준"이라고 했다. 지휘 계통에서 강남경찰서장의 상사는 서울경찰청장, 경찰청장 순이다.

대화방 참여자들의 개인적인 비위나 업무상 문제가 발생하면 이 경찰 고위직과 연락해 처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화 내용이 있다는 게 방 변호사의 주장이다. 국민권익위는 방 변호사가 제출한 대화 원본을 지난 11일 대검찰청에 전달해 수사를 의뢰했다.

연예계 스캔들에 경찰 고위직이 연루됐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3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명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 4일 방 변호사로부터 대화방 내용 사본을 제출받아 조사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2016년 7월 대화방 대화 내용에 '경찰총장'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고 했다. 한 유흥업소 관계자가 개업한 클럽이 불법 구조물 설치로 신고당한 일이 언급되자, 대화방 내 다른 참여자가 "(유흥업소 관계자에게) 경찰총장이 걱정하지 말라고 보낸 문자를 봤다"고 했다는 것이다.

경찰에 경찰총장이라는 계급·보직은 없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청장과 검찰총장을 헷갈려 표현한 것 같다"고 했다. 당시 경찰청장은 강신명 청장,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상원 청장이었다. 강 전 청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승리, 정씨를 모른다. 이 사건과 나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청장은 "조금 있다 연락을 주겠다"고 한 후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화방에는 '팀장'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경찰도 나온다. 대화방에 있던 남성 밴드 'FT아일랜드' 소속 최종훈(29)씨가 2016년 3월 경찰 음주 운전 단속에 걸렸고, 이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도록 경찰에 청탁해 보도를 막았다는 내용이다. 경찰은 이날 최씨 사건에 대해서도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이 2016년 정씨가 전 여자 친구의 신체를 찍었다는 의혹을 수사하면서 정씨의 휴대폰 복원을 하던 업체에 "복구 불가로 해달라"고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016년 8월 22일 사건 수사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본인(정씨)이 범죄 사실을 시인했고, 시간이 없으니 데이터 복원 불가 확인서를 써달라"고 말한 녹음이 공개됐다. 이에 대해 당시 수사 책임자는 "정씨를 고소한 전 여자 친구가 경찰이 전화하기 전에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고,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고 했다. 검찰은 "여성의 동의 여부가 불명확하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이 복원된 대화 내용까지 확인했다면 정씨가 다른 여성까지 불법 촬영했던 것을 밝힐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14일 이씨와 정씨를 각각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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