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포커스] 애덤 스미스가 말한 '어리석어 위험한 정부'

조선일보
  • 김홍수 논설위원
    입력 2019.03.14 03:14

    문 정부 가격 통제 정책 쏟아내 시장의 반격으로 부작용 속출
    '시장 실패'보다 '정부 실패' 더 위험… 자유주의 知性의 경고 되새겨야

    김홍수 논설위원
    김홍수 논설위원

    누군가 시장의 가격 메커니즘을 비틀면 시장은 새 균형점을 찾기 위한 반작용을 한다. 2년 연속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에 대한 '보이지 않는 손'의 대응은 '고용 축소'다. 고용 참사는 가격(임금) 급변동에 대응한 노동시장의 수급 조절의 결과다. 법정 최고 금리 인하 정책은 금융회사의 더 깐깐한 대출 심사를 낳아 서민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자영업자를 돕는다면서 신용카드 수수료를 강제로 깎는 것에서 더 나아가 관제(官製) 카드까지 만들었다. 카드사는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식으로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게 경제 제1 원리다.

    문 정부는 왜 시장을 비트는 무리수를 계속 두는 걸까. 철학의 빈곤 탓 아닐까? 경제 자유주의 대가(大家)들이 환생해 문 정부 행보를 본다면 어떻게 평가할까?

    정부 개입을 강조한 케인스와 대척점에 섰던 자유주의 경제 석학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그는 80년 뒤 한국에서 소득 주도 성장론이 출현할 걸 예상이나 한 듯 역저 '노예의 길'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소득 보장이 일부 사람에게 제공된다면 그로 인해 보장이 필연적으로 축소되는 다른 이들의 희생 아래 주어지는 특권이 되어 버린다." 그의 예견대로 저소득 근로자를 위한다는 정책은 600만 자영업자에게 독(毒)이 되고 있다. 하이에크는 문 정부같이 '도덕 DNA'를 강조하는 정부는 '전체주의'로 의심했다. "국가는 사유재산권 보호 등 자원 사용 규칙만 정하고, 자원을 어디에 쓸지는 개인의 자유에 맡겨야 한다. 국가가 개인들에게 특정 목적에 생산 수단을 사용할 것을 지시하면 개인의 성장을 돕는 공리적 도구로서의 기능은 정지되고, 국가가 하나의 도덕적 제도가 된다. 나치 같은 집단주의 국가는 '도덕적'인 반면 자유주의 국가는 '도덕적'이지 않다."

    경제학의 시조 애덤 스미스가 문 정부를 보면 '어리석어서 위험한 정부'라고 진단할 것이다. "개인들에게 어떤 식으로 그들의 자본을 사용해야 하는지 지시하려는 정치가가 있다면 가장 쓸데없는 데 정력을 쏟는 부담을 스스로 떠안는 것이다. 특히 이 권위를 자신이 잘 행사할 줄 안다고 환상에 빠질 정도로 어리석고 잘난 체하는 사람이 그 권위를 수중에 넣게 될 때만큼 위험해지는 경우도 없다."

    역사는 '시장 실패'보다 '정부 실패'의 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 1950년대 중국에선 모택동의 대약진 운동 탓에 3000만명이 굶어 죽었다. 하이에크는 "가격의 경이로움은 한 원료가 희소해지는 일이 일어날 때 명령이 있지도 않고, 원인을 아는 사람이 소수에 불과함에도 몇 달 동안 조사해도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수만명의 사람들이 가격에 따라 반응함으로써 그 원료나 그것으로 만든 제품을 더 아껴서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 메커니즘이 인류 정신의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자유주의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은 "개인들은 끊임없이 온갖 실험을 시도한다. 국가의 역할은 개인들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축적한 경험을 수집, 관리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불필요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문 정부는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큰소리친다. 나쁜 지표가 나오면 '성장통'이라고 강변한다. 여기에 맞장구를 쳐 줄 명사가 한 사람 있긴 하다. 히틀러는 "대다수 국민은 이성보다 감성에 휘둘리기 때문에 작은 거짓말보다 큰 거짓말에 더 잘 속는다"고 했다. 시장의 반격이 점점 더 거세질 텐데 서민층부터 희생양이 되지 않을까 그것이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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