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靑 민정수석실, 인사 검증 업무 하고는 있나

조선일보
입력 2019.03.14 03:19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과 그에 담긴 생각이 매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김 후보자는 2012년 한 강연에서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 대해 "사건이 발생한 뒤 시일이 흘러 진상 조사는 의미가 크지 않다. 관광 재개를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했다. 관광 간 국민이 북한군 총에 맞아 사망했는데 이런 살인 사건도 4년이 지나면 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이 사람은 상식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김 후보자가 인터넷에 쏟아부은 막말은 정치·정책 성향을 떠나 기본적인 인성(人性)을 의심케 한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군복 입고 쇼나 한다"고 했고, 민주당 주요 정치인을 '감염된 좀비' '씹다 버린 껌' 등으로 비난했다. 대한민국의 장관 겸 국무위원은커녕 작은 조직의 장을 맡기에도 부적절해 보인다.

이런 인사가 장관 후보자가 됐다는 것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인사 검증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공직자 검증 때는 해당 인사의 과거 말과 행동을 통해 어떤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지를 들여다보는 게 기본이다. 소셜미디어를 한 번만 훑어봤어도 문제 발언들을 대부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기초 중의 기초 업무조차 하지 않았다는 건가. 대통령이 직접 추천했기 때문에 문제점을 확인하고도 'NO'라고 말하지 못한 건가. 어느 경우든 민정수석실은 인사 검증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에서 인사 검증 실패로 중도 사퇴한 사람이 10명에 가깝다. 그런데도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민정수석은 여권 성향 방송에 출연해 정치적 발언을 하고 인터넷에 엉뚱한 글을 쓰느라 바쁘다. 물론 단 한마디 사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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