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의 입] 장관 후보 ‘집 팔기 쇼’, 이중인격 정권

입력 2019.03.13 19:00 | 수정 2019.03.13 20:47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고, 오로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을 하나 더 추가해야 될 것 같다.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을 하는 순간, 그 지명 받은 사람들이 갖고 있던 아파트를 팔아치우는 것이다. 정말 ‘슬픈 코미디’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태생적으로 ‘이중인격자’ 같은 정권의 속성 때문에 빚어지고 있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집이 여러 채인 다주택자를 무조건 투기 세력으로 몰았다. 때로는 무슨 적폐 세력처럼 몰아붙이기도 했고,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범처럼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 2기 내각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는데, 이 사람들이 집이 여러 채인 것이다.

먼저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보면, ‘집 팔기 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풍경을 적나라하게 보게 된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 가격을 붙잡아야 하는 주무 장관이다. 그래서 누구보다 거슬릴게 없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람은 국토부 차관시절부터 집이 3채다. 경기도 성남 분당구 정자동 ‘상록마을 라이프2단지’에 84m²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다. 부인 명의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단지에 59m² 아파트를 또 한 채 갖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세종시 반곡동 ‘캐슬 앤 파밀리에 디 아트’ 단지에 155m² 아파트 분양권도 갖고 있다.

이중 잠실엘스 59m²는 2008년 입주 당시 실거래가가 5억~7억 선이었는데, 올 들어 2배 수준인 12억~13억 원에 팔렸다. 분당구 정자동 상록마을 라이프2단지 84m²는 재작년까지 10년간 4억~6억 선에 머무르다가 작년에 가격이 급등, 10억원을 돌파했다. 세종시에 ‘캐슬 앤 파밀리에 디아트’ 아파트는 분양가에 붙은 프리미엄만 2억에서 4억원대라고 한다. 최정호 후보자는 분당 아파트는 작년에 팔았고, 지금 잠실 집을 팔려고 내놓은 상태다.

진영 행안부 장관 지명자는 소유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177m²를 팔려고 내놨다. 27억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한강로 3가에 아파트 분양권을 갖고 있고, 상가 분양권, 오피스텔도 갖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지명자는 집이 3채다. 서대문구에 9억1100만원 단독 주택, 종로구에 배우자 명의로 아파트 분양권 4억3910만 원짜리를 갖고 있고, 종로구 오피스텔은 작년에 3억1600만원에 팔았다. 박영선 후보자는 일본 도쿄에 7억5000만 원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다.

김상곤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 사이에 오갔던 설전(舌戰)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김상곤 전 장관은 대치동에 수십억짜리 아파트, 그리고 분당에 또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다가 결국 대치동 아파트를 팔고 말았다. 이 정권 사람들은 전국에서 가장 금싸라기 요지에다 두세 채씩 아파트를 갖고 있다. 재주가 좋은 건지, 남모르는 비결이 있는 건지 알 수 없다.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논문표절, 음주운전, 이런 결격 사유는 옛날 얘기가 되고 말았다. 이제는 ‘집 팔기 쇼’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묻는다. 국토부 차관의 아파트 3채는 괜찮고, 그가 장관이 되는 순간 1채만 갖고 있어야 하는가. 정권이 태생적으로 이중인격은 아닌가. 문 대통령은 이런 ‘집 팔기 쇼’를 하고 있는 2기 내각이 부끄럽지 않은가. 대한민국은 자유시장 자본주의 국가다. 집이 100채 있어도 된다. 제발 당신들만 깨끗한 척, 올바른 척, 정당한 척 하지 말라는 뜻이다. 역겹다.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유튜브 ‘김광일의 입’, 상단 화면을 눌러 감상하십시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