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비핵화 의지 확실하다"더니 文정부, 국제사회에 '거짓 보증' 선 셈

조선일보
  • 정우상 기자
    입력 2019.03.12 03:08

    美내부선 '한국 책임론' 제기
    정의용, 볼턴과 통화했지만 韓美 소통 이뤄지는지도 의문

    북한이 미·북, 남북 정상회담 기간 중에도 핵물질을 계속 생산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북 비핵화 의지'를 보증했던 우리 정부 입장이 곤혹스러워지고 있다. 미 일각에선 '한국 책임론'이 제기되고, 대북 제재 완화 추진에 대한 비판론도 커지고 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방송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가 교착 상태인데 남북 관계 진전을 추진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했고, 스콧 스나이더 외교협회 선임연구원도 "한국이 지금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은 과욕"이라고 말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작년 3월 9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추진하게 된 계기가 됐다. 하지만 북한이 그 사이 대량의 핵물질을 생산한 게 사실이라면 우리 정부가 미국 등 국제사회를 상대로 북 비핵화에 대한 '거짓 보증'을 선 셈이 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에도 "영변 핵 시설이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했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에도 청와대와 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왔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정부는 "한·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에 실시간으로 긴밀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 통화했다. 하지만 볼턴 보좌관은 북한의 핵 생산 활동을 우리 측에 사전에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가 북한 상황을 미국에 제대로 전달했는지도 의문이다. 미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이 대북 정보를 챙기기 위해 조만간 방한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긴밀한 소통'이란 말과 달리 한·미 간에 기본적인 정보 공유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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