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외노조 전교조를 '국제회의 대표'로 데려가는 교육부

조선일보
  • 박세미 기자
    입력 2019.03.11 03:00

    이달 핀란드 국제교직정상회의
    교육부, 전교조에 동반 참석 제안

    청와대와 정부·여당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활동으로 해직된 공무원 복직에 합의한 가운데 교육부가 '법외(法外) 노조'인 전국교직원노조를 사실상 인정하는 조치를 취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오는 14~15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세계 교사 포럼 '국제교직(敎職)정상회의'에 전교조와 함께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이후 7년 만이다. 이 회의는 정부가 참석해야 해당국 교원 단체도 정식으로 참석할 수 있다. 교육부는 전교조가 법외 노조 통보를 받은 2013년부터 이 회의에 불참해 전교조도 참석하지 못했다. 교육부가 올해 회의에 참석하면서 전교조는 합법 교원 노조인 교사노조연맹과 함께 '노조 대표'로 참석한다. 교원 단체인 한국교총도 참석한다. 교육계에서는 "정부가 사실상 전교조를 법적인 노조로 인정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교조는 자신들을 '헌법이 보장하는 단결권에 근거한 교원 노조'라고 주장해왔다.

    ◇7년 만에 동행하는 교육부와 전교조

    국제교직정상회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교원단체총연합회(EI)가 2011년부터 매년 주최하는 포럼이다. OECD 회원국 교육부·교원단체·교원 노조 대표가 참석해 글로벌 교육 현안과 미래 교육에 대해 토론을 벌인다. 올해는 우리나라 등 15개 회원국이 참가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직정상회의 행사 소식을 듣고 전교조와 교총에 '올해는 다 함께 나가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2년을 마지막으로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가 2013년 해직자 가입 문제로 전교조에 '법외 노조' 통보를 했고, 이에 대해 당시 국제교원단체총연합회 측이 유감을 표하고 "앞으로 한국 정부의 회의 참석을 거부하겠다"고 하면서 그동안 불참해왔다. 그런데 정부의 친(親)노동 정책으로 전교조에 대한 유화 조치가 이어지면서 교육부가 국제교직정상회의 참석을 전교조에 제안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교조가 아직 법외 노조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교사 조직으로서 대표성이 있다고 봤다"고 했다.

    ◇교육청 17곳 중 13곳 전교조 전임 허가

    교육계에서는 "정부와 전교조의 '해빙 무드'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달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법외노조 통보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전교조 본부를 방문했고, 전교조와 주요 교육 현안에 대한 실무 협의를 갖겠다고 합의했다. 당시 전교조는 1989년 전교조 결성 당시 해직된 교사에 대한 경력 인정 등 원상 회복과 교원의 정치 활동 인정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지난 5일에는 "위법이지만 사회 갈등을 치유해야 한다"는 이유로 세월호 시국 선언에 참여한 교사 284명에 대한 고발을 일괄 취하하기도 했다. 시국 선언 참여 교사 대부분은 전교조 출신이다.

    전교조 노조 전임자 휴직도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 현행법상 전교조는 법외 노조이기 때문에 노조 전임자를 둘 수 없다. 올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서울·인천 등 13개 교육청이 이미 전교조가 신청한 노조 전임자 휴가를 허가했는데, 교육부는 이를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노조 전임자 휴가를 허용한 시도교육청에 '휴직 허가 철회' 요청이라도 보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교육감들이 알아서 판단한 것이라 정부가 취할 조치가 없다"고 했다. 한 교육계 인사는 "정부가 전교조 요구 가운데 '법외 노조 직권 취소'만 빼놓고 나머지는 다 들어주고 있다. 정권 창출에 도움을 준 전교조의 불법에 눈을 감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교직(敎職)정상회의

    OECD와 국제교원단체총연합회(EI)가 2011년부터 매년 주최하는 세계 교사들의 국제 포럼. OECD 회원국 교육부와 교원 단체·교원 노조 대표가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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