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軍입대 D-16] 경찰 “수사 속도 내겠다"…"군대가 도피처냐" 반발도

입력 2019.03.09 14:58 | 수정 2019.03.09 15:04

강남 클럽 버닝썬을 실제 운영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된 인기 그룹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오는 25일 현역 입대하는 것과 관련, 경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 필요하면 승리를 추가 소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입대를 불과 16일 앞둔 상황에서 경찰이 승리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승리의 입대를 막아 달라"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승리가 피내사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승리가 피내사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승리 수사’ 속도 내고 있다…필요하면 추가 소환"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9일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통화에서 "일단 (승리의) 혐의 입증이 중요한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태"라며 "필요하면 승리를 추가 소환하겠다"고 밝혔다.

승리는 △마약 유통·경찰 유착 의혹 등이 불거진 강남 클럽 버닝썬을 실제 운영했다는 의혹 △해외 투자자 상대 성 접대 시도 의혹 △해피벌룬 등 마약류 투약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승리는 지난달 27일 경찰에 피내사자 신분으로 자진 출석해 밤샘 조사를 받았다.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는 소변·모발 검사도 했다. 승리 측은 각종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성접대 시도 의혹이 제기된 카카오톡(카톡) 대화 일부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또 이 의혹 제보자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카톡 대화 내용을 제출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권익위에 자료 협조 요청도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성 접대 의혹과 관련한 카톡 대화 자료는 분석을 거의 마친 상황"이라며 "마약 투약 여부에 대해선 정밀감식과 유전자 일치 여부 확인 등을 거쳐 일주일 이내로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 경찰 "조사 위해 승리 입대 막기는 어렵다"
승리가 충남 논산 신병훈련소로 입영하는 25일까지 남은 기간은 16일이다. 이 때문에 경찰이 승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명쾌하게 조사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조사를 목적으로 (승리의) 군 입대를 막기는 어렵다"고 했다. 경찰 조사를 위해 승리의 입대를 연기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범죄로 인해 구속되거나 형 집행 중에 있는 경우에만 입영을 연기할 수 있다. 입영이 연기되려면 경찰이 어떤 혐의로든 승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해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승리는 현재 성 접대 시도 의혹 등에 대한 피내사자 신분일 뿐이다. 내사는 수사의 전(前) 단계로 경찰은 내사를 통해 혐의점을 확인하면 수사로 전환해 피의자로 입건하게 된다. 경찰이 승리를 피의자로 전환할 만큼 아직 혐의를 입증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경찰 출신 한 변호사는 "승리는 자진출석만 한 번 했을 뿐"이라며 "혐의가 있는지 확인하고 영장 단계까지 가기 위해선 조사해야 할 사건 관련자도 많아 16일 이내에 완료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승리가 입대하면 사건은 군 검찰로 넘어간다. 군인은 군 검찰과 군사법원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경찰과 군검찰 간 공조 수사는 가능하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승리가 훈련소에 입소하더라도 (경찰의) 출석요청서가 오면 외출을 통해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현 단계에선 경찰이 승리를 둘러싼 의혹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한 채 사건을 군 검찰로 넘길 가능성이 크다. ‘결백’을 주장하는 승리 입장에서도 경찰을 통해 모든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군에 입대할 수밖에 없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 네티즌 "군대를 수사 회피 도구로 악용해선 안돼"
승리의 입대 소식이 알려진 8일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승리의 군 입대에 반대하는 청원글 10여 건이 잇따라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특히 ‘마약·성매매 알선·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빅뱅 멤버 승리 군 입대 반대한다’는 청원글에는 하루 만인 9일 오후 2시 현재 9200여 명이 동의했다. 청원자는 "사건만 터지면 군으로 도망가 버리는 공인들을 이젠 못 보겠다"며 "군대가 불리하면 도망가는 곳도 아니고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승리의) 군 입대를 미루고 철저하게 조사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또 다른 청원자들은 "군대가 범죄자의 도피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수사회피의 도구로 군대를 악용하는 사례는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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