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北선박 환적 못하게 옥죄겠다, 다른 나라들과 압박 논의 중"

조선일보
  • 노석조 기자
    입력 2019.03.05 03:01

    北이 빅딜 거부한 사실까지 공개
    "생화학무기 포함하자고 했지만 김정은이 영변 폐기 고수해 결렬"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AFP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사흘 만에 "최대 압박 작전을 계속하겠다"며 북한에 대한 고강도 압박에 나섰다. 존 볼턴〈사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3일(현지 시각) "최대 압박은 김정은에게 큰 충격(real impact)을 안길 것"이라며 추가 제재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북측이 지난 1~2일 "이런 회담을 계속해야 하느냐"며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반발하자, 미국이 다시 '채찍'을 들고 나서는 모습이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빅 딜' 제안을 전면 거부한 사실까지 모두 공개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선박 간 환적을 못 하게 더 옥죄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과도 북한을 더 압박하게끔 대화하고 있다. 북한은 비핵화할 때 제재 해제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최대 압박'을 가하겠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미국은 작년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최대 압박'이란 말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었다.

    볼턴 보좌관은 자신이 배석했던 미·북 확대 정상회담 상황도 생생히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핵·미사일은 물론 생화학 무기를 포함한 '광범위하게 정의된 비핵화'를 요구했고,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보상을 해 주겠다는 내용을 담은 '빅 딜(big deal)' 문서를 건넸다"고 했다. 이어 그는 "김정은은 '그럴 의사가 없다'며 영변 핵시설 폐기만을 고수해 결국 회담이 결렬됐다"고 했다. 미국이 제시한 '빅 딜'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강하게 압박한 것이다. 볼턴 보좌관이 회담 당시 들고 갔던 노란 봉투에 해당 문서가 담겼던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볼턴 보좌관은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 없이 '노 딜'로 끝난 것에 대해선 "미국 국익을 보호한 회담이었다"며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사전 준비가 미흡해 결렬됐다는 지적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실패한 채 나가지 않았다"며 "미국의 국익이 보호될 때 노 딜은 전혀 실패가 아니다. 오히려 성공이다"고 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선 "매우 제한적인 양보"라면서 "(영변에는) 노후화된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플루토늄 재처리 능력 일부분만이 있다"고 말했다. 노후화된 영변 핵시설만 폐기하는 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남주홍 전 국정원 1차장은 "김정은이 영변 핵시설 폐기 이상의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계속 제재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비핵화가 무엇이냐는 정의에 대한 미·북 간 시각차가 매우 크다는 사실이 이번에 확인됐다"며 "김정은은 대량살상무기(WMD) 일체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면 제재 해제라는 보상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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