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제주 영리병원, 시작도 못하고 좌초되나

입력 2019.03.05 03:01

道, 허가 취소 절차 돌입
내국인 진료 금지에 반발하며 개원 시한 넘겨도 문 안열어

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 병원인 제주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허가 취소 절차에 들어갔다. 녹지국제병원이 개원 시한을 넘겨 문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4일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의료법에 따라 외국 의료기관 개설 허가를 취소하기 이전 절차인 청문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녹지국제병원은 지난해 12월 5일 제주도로부터 개설 허가를 받았다. 이에 녹지병원은 의료법이 정한 개설 준비 기간인 90일이 만료되는 이날까지 개원해야 했지만 문을 열지 않았다. 현행 의료법은 '개설 신고나 개설 허가를 한 날로부터 3개월(90일) 이내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않으면 개설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녹지국제병원은 제주도에 공문을 보내 "제주도의 개설 허가를 존중하며 개원에 필요한 사항에 대한 준비 계획을 다시 수립하고 있다"면서 개원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이에 제주도는 녹지병원 측이 담당 공무원의 현장 점검을 기피하는 등 개원 기한 연장 요청에 진정성과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개원 기한 연장 요청을 거부했다.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조건부 허가 후 병원 개원을 위한 실질적 준비 행위가 없었고, 개원 협의를 거부하다가 개원 시한 만료가 임박해서야 계획을 새로 세우고 있으니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한 것은 타당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5일부터 청문 주재자 선정과 처분사전통지서 교부 등을 거쳐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외국 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 전 청문' 실시를 위한 절차에 본격 돌입하기로 했다. 청문 절차는 한 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청문에서는 병원 허가 당시 조건으로 걸었던 내국인 진료 금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녹지국제병원은 개원 허가 당시 조건인 내국인 진료 금지에 대해 반발하며 지난달 15일 제주도를 상대로 조건부 허가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녹지병원은 의료법에 따라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할 수 없고 제주특별법과 제주도 보건의료특례 조례에도 내국인 진료를 제한해 외국인 전용 병원으로 허가할 수 있다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안동우 정무부지사는 "청문을 통해 녹지국제병원의 사업자인 녹지그룹 측의 입장을 듣고, 최종적으로 허가 취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녹지국제병원은 중국 부동산 기업인 뤼디(綠地)그룹이 전액 투자해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에 설립한 병원이다. 지난 2015년 12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사업 계획을 승인을 받았다. 지난 2017년 8월 4개 진료 과목의 의사 9명과 간호사 28명, 간호조무사 10명, 국제코디네이터 18명 등 직원 134명을 고용하고 제주도에 개설 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1년 반 가까이 개원 허가가 미뤄지면서 현재는 간호사 15명 등 직원 60여명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