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北 회담 결렬에 코언 청문회가 기여했을 수도”

입력 2019.03.04 15:49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코언 청문회를 열었던 민주당을 비난하면서 베트남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까지 끌어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민주당은 북한과의 아주 중요한 핵 정상회담을 할 때 공개 청문회를 열어 유죄를 선고받은 거짓말쟁이이자 사기꾼인 코언을 인터뷰해 미국 정치에 새로운 저점을 찍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이것(코언 청문회)이 (내가) 걸어 나온 것에 기여했을 수도 있다"며 "이런 건 대통령이 해외에 있을 때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했다. 북한 측과의 협상장을 박차고 나오는 데 코언 청문회가 역할을 어느 정도 했다는 뜻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19년 2월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제2차 미·북 정상회담 합의 결렬 후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의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합의 결렬과 관련 “제재가 쟁점이었다”면서 “북한에서는 제재완화를 요구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비핵화를 우리에게 줘야지만 우리도 제재완화를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열린 하노이 현지 기자회견에서도 코언 청문회를 비난했다. 그는 당시 "거짓 청문회가 이렇게 엄청나게 중요한 정상회담 중에 진행됐다는 건 매우 끔찍한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언 청문회를 비롯해 이를 다룬 언론을 향해 "가짜 뉴스"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26일부터 사흘 동안 민주당 주도로 코언의 의회 청문회가 열렸다. 이 청문회는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 비핵화 문제와 경제 협력 등 그에 대한 상응조치를 논하는 미·북 정상회담과 시기가 겹쳤다.

이 때문에 정상회담을 취재 하러 온 기자들은 코언과 관련된 질문을 빼놓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정상회담 만찬에 앞서 기자들은 "코언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물었고, 백악관이 한때 만찬 때 기사를 쓰는 ‘펜 기자’의 입장을 허락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 중에도 코언 청문회를 챙겨본 것으로 보인다. 그는 회담 결렬 후 기자회견에서 ‘코언의 증언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고 "최대한 청문회를 많이 보려 했는데 바빠서 다 못 봤다"고 답했다.

코언은 의회 청문회에서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성(性)추문을 덮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은 여성들에게 ‘입막음’ 돈 십수만달러를 건넸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대선 개입 공모 정황, 선거법 위반 혐의, 탈세 의혹 등을 조목조목 폭로해 미 정계를 발칵 뒤집었다. "트럼프는 사기꾼이자 인종차별주의자다. (공화당이) 트럼프에게 충성하다간 나처럼 된다"는 폭탄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미 언론은 코언의 충격적인 폭로에 미·북 정상회담엔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코언 청문회를 생중계하며 주요 기사로 다뤘다. 실제 미 언론을 중심으로 코언 청문회가 미·북 정상회담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분석이 일찍이 제기됐다.

코언은 러시아의 2016년 미 대통령 선거 개입과 트럼프 캠프와의 내통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수사 대상이다. 코언은 10년 이상 트럼프 대통령의 온갖 궂은 일을 처리하며 해결사이자 충견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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