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볼턴 “트럼프, 김정은에 비핵화-경제번영 담은 ‘빅딜’ 제안했다”

입력 2019.03.04 09:21 | 수정 2019.03.04 09:57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요구 사항와 그에 관한 상응조치로 경제 보상 방안을 담은 ‘빅딜’ 문서를 북한 측에 제시했다고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3일(현지 시각) 밝혔다. 회담이 결렬된 지 사흘만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 빅딜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대표적 대북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은 이를 두고 ‘실패한 회담’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2019년 3월 3일 미 폭스뉴스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데 관해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방안을 담은 빅딜을 계속 요구했다. (북한 측에)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결정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폭스뉴스
◇ 트럼프, ‘빅딜’ 제안했지만 김정은이 거부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데 관해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방안을 담은 빅딜을 계속 요구했다. (북한 측에)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결정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어와 영어로 된 문서 두 장을 건넸고 여기에 미국이 기대하는 사항인 비핵화 방안이 적혀있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상응 조치로 자신의 사업 경험으로 판단한, 경제적으로 번영할 수 있는 좋은 위치의 부동산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어 볼턴 보좌관은 "그(김정은)는 대북 제재 완화 대가로 완전한 비핵화를 하는 걸 거부해 ‘엄청난 경제적 (이득이 있는) 미래’에서 ‘걸어나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결단을 내리면 ‘매우 매우 밝은’ 경제적 미래를 약속해준다고 했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이를 두고 "전체적으로 이번 정상회담은 북한에게 손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날 방송된 미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도 출연해 "우리(미국)가 원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준 문서에서 제시된 광범위하게 정의된 비핵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북 정상회담 핵심은 북한 비핵화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를 뜻하는 빅딜을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느냐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준비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빅딜을 수용하도록 설득했지만 그들은 그럴 의사가 없었다"고 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 폐기에 관해 "이는 매우 제한적인 양보"라면서 "노후화된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 일부분이 포함됐다"고 했다. 미국의 상응 조치와 관련해서도 "북한이 탄도미사일, 생화학 무기 프로그램을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다면 (북한)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 행정부와 다른 점으로 비핵화 대가로 북한에 ‘미래’를 제시한 것을 꼽았다. 또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위에서 결정해 실무진에 통보하는 방식)’식 대북 정책 외교에 관련 "이전 정권의 대북 정책 성공률은 ‘제로(0)’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북한과 두 차례 회의를 진행했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19년 2월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제2차 미·북 정상회담 합의 결렬 후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의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합의 결렬과 관련 “제재가 쟁점이었다”면서 “북한에서는 제재완화를 요구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비핵화를 우리에게 줘야지만 우리도 제재완화를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AP 연합뉴스
◇ "2차 미·북 회담, 실패 아니다"

볼턴 보좌관은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은 실패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난 결렬됐다고 보지 않는다. 그들(북한)은 좋게 떠났다. 북측은 우리가 그들의 ‘배드딜’을 받아들이지 않아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배드딜을 거부하고 김정은으로 하여금 빅딜을 받아들이게 설득해 북한을 변화시키려 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익을 우선시했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CBS 방송에서도 하노이 정상회담은 실패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합의 없는 노딜로 정상회담이 끝났지만 모두 미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는 CNN ‘스테이트 오브더 유니언’에도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익을 수호했기 때문에 (회담 결렬은) 미국에 의심의 여지 없는 성공"이라고 평했다.

◇ "비핵화 대화 문은 열려있다"

볼턴 보좌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과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 측에 문(경제적 번영)을 열어줬지만 그들은 걸어 들어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번 더 문을 열어줄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과의 추가적인 논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CBS에서도 "비핵화 회담을 위한 만기일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낮은 수준에서 협상을 계속 하거나 적절할 때 김정은과 다시 만나 대화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다"며 미·북 회담이 다시 열릴 가능성을 언급했다. 더 낮은 수준의 협상은 실무 협상을 뜻한다. 그는 또 "김정은은 지난 회담에서 합의를 성사하려면 많은 역(驛)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 정상회담은 그런 역의 하나"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다만 북한이 협상에 복귀할 가능성에 관해서는 확답을 내리지 못했다. 볼턴 보좌관은 "그들(북한)이 무엇을 할지 모르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회담을) 돌이켜 보고 확실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다시 평가하길 바란다고 했다"고 말했다. "우리(미국)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인 대북 경제 제재를 지속하며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이 대화를 하려고 노력해도 북한이 계속 핵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를 인정하면서 "그들(북한)은 계속 그것(핵연료 생산)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볼턴 보좌관은 이럴 경우 미국은 대북 제재 고삐를 바짝 죌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협상) 지렛대가 약해지진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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