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1절 100년 기념사에 '대북 제재 해제' '친일·빨갱이론'

조선일보
입력 2019.03.02 03:13 | 수정 2019.03.02 05:14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대북) 대화 의지와 낙관적 전망을 높이 평가한다"며 "북·미 간 완전한 타협을 이루겠다"고 했다. 미·북 간 대타협으로 북핵이 완전히 없어지고 대북 제재도 해제되는 것은 온 국민이 바라는 바다. 그러나 지난 2차 미·북 회담은 북한은 진정으로 비핵화할 뜻이 없고 미국은 이런 북과 적당히 타협할 뜻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문 대통령의 상황 인식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졌다.

이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겠다"고도 했다. 바로 대북 제재 해제 문제 때문에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됐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한국 대통령이 북한 편을 들어 제재 해제에 나서겠다고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김정은 의도는 명백하다. 비핵화 시늉으로 제재 망을 뚫으면서 핵보유국이 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정말 핵보유국으로 만들어줄 생각인가.

김정은이 트럼프를 만나 "시간이 없는데"라고 한 것은 제재가 그만큼 고통스럽다는 의미다. 제재 이전에 북은 석탄 등 광물 수출만으로 연간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을 벌었다. 작년에는 이 수입이 '0'이 됐다. 지금 수준의 제재가 몇 년만 더 유지되면 김정은은 핵을 가지고 버티다가는 정말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때가 진정으로 북핵 폐기 협상이 가능한 시점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지금도 우리 사회에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빨갱이'라는 표현과 '색깔론'은 우리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 친일(親日) 잔재"라고 말했다. 3·1 운동 100주년이란 뜻깊은 날에 무슨 난데없는 '빨갱이'론인가. 나라와 국민은 21세기에서 글로벌 경쟁 중인데 대통령은 80~90년 전 친일·빨갱이 타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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