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독선·오기 국정 문란 뒷감당은 세금 포퓰리즘, 더는 안 돼

조선일보
입력 2019.02.25 03:20

문재인 정부 2년간 최저임금이 무려 29% 오른 탓에 아예 최저임금을 주지 못해 법을 어긴 사업체가 전년보다 47% 급증했다고 한다. 최저임금은 올해도 10.9% 추가로 오르고 주휴수당까지 법으로 포함돼 사실상 시급 1만원이 넘었다. 대기업들도 벅찰 정도이니 올해 법을 위반할 수밖에 없는 영세 업체가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국민이 지킬 수 없는 법을 만들어 죄 없는 사람들을 범법자로 만드는 정책은 누굴 위한 것인가. 그런 법의 수혜자라던 저소득층은 오히려 근로소득이 37% 줄었다. 독선에 빠진 정책을 오기로 밀어붙여 피해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경제부총리는 "소득 주도 정책을 보완하되 더 강화하겠다"고 한다. 대통령 눈치 보느라 마음에 없는 말을 하는 것이길 바랄 뿐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인도 원전 건설에 참여해달라는 인도 총리의 요청에 "한국은 지난 40년간 독자적 기술로 원전을 건설·운영해왔고 그 안정성과 경제성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불과 2년 전에 국내 원전 재앙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원전이 지진에 위험한 듯 연설하고, 전 세계가 다 하는 원전 수명 연장을 세월호에 비교한 대통령이 잘못된 생각을 바꾼 것이라면 다행이다. 그러나 외국에 하는 말과 국내에서 하는 말은 180도 다르다. 국민 70%가 탈원전에 반대해도, 수십만명이 탈원전 재고를 청원해도, 국내 원자력 전문가들이 호소해도 들은 척도 않고 있다. 이 오기로 멀쩡한 한전이 1년 만에 영업이익이 5조원이나 폭락해 적자 회사로 전락했다. 한전만이 아니라 에너지 공기업들이 모두 비슷한 사정이다.

거칠 것 없는 정권은 지난 22일 영산강과 금강의 보를 허물겠다는 발표로 국민을 경악하게 했다. 홍수와 가뭄을 예방하고 막대한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엄청난 세금을 들여 만든 보를 싫어하는 대통령이 만든 것이라고 엄청난 세금을 들여 파괴하겠다고 한다. 그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것으로도 모자라 국가 시설물에까지 보복해야 하나. 수문을 상시 개방하면 되지 보를 기어이 파괴해야 할 이유가 뭔가. 독선과 오기가 할 말을 잊게 한다.

이 정부가 이념으로 밀어붙인 정책이 실패하거나 뜻대로 되지 않으면 세금 퍼붓는 포퓰리즘으로 뒷감당을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 뒷감당은 흔적 없이 사라진 54조원 세금으로 하고, 탈원전 뒷감당은 전 국토에 깔리는 태양광 보조금으로 한다. 그래도 비판 여론이 커지자 24조원이나 되는 세금을 내년 총선용 토건 사업에 퍼부으면서 기본적인 예비 타당성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단 보름 만에 공항 3개를 새로 지어주겠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전무후무할 국정(國政) 문란이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