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서울 아닌 부산으로 韓日 안보수장 부른 까닭은

조선일보
  • 이민석 기자
    입력 2019.02.23 03:00

    한미정상 만남 어려워지자 방한
    24~25일 1년만에 3자 회동

    존 볼턴
    2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對北) 매파로 꼽히는 존 볼턴〈사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23일 방한(訪韓)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22일 "주말에 한국을 찾을 예정인 볼턴 보좌관이 24~25일 부산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을 만나 북한 비핵화와 대북 제재 문제 등 2차 미·북 회담 의제와 협상 진행 상황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3국 안보 당국자가 만나는 것은 볼턴 보좌관 취임 직후인 작년 3월 샌프란시스 회동 이후 약 1년 만이다.

    볼턴 보좌관은 그동안 대북 협상 과정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다. 하지만 미·북 정상회담 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간 만남이 어려워지자 대신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방한 과정에서 대북 제재와 남북 협력 사업 등에서 한국이 미국과 보조를 맞추고 한목소리를 낼 것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질적인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낼 때까지는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 메시지를 우리 정부에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그동안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강조하며 제재 완화에도 강하게 반대해 왔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그간 폼페이오 국무장관,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도해왔던 대북 문제에 볼턴 보좌관이 개입한 것은 한국 정부에 '앞서 나가지 말라'는 우회적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미·북 정상회담 논의에 일본 측이 참석하게 된 것은 이런 미국 정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도 볼턴 보좌관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조치를 강조해 왔다. 3자 회동 장소를 서울이 아니라 일본과 가까운 부산으로 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기본적으로 한·미·일 공조하에 외교·안보 정책을 풀어나가자는 생각"이라며 "일본도 '대북 제재 유지'라는 기본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로선 달갑지 않은 분위기"라고 했다. 청와대와 외교 당국은 "우리 정부가 확인할 사안이 아니다"며 볼턴 보좌관의 방한 여부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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