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20대 지지율 하락, 前정부의 잘못된 교육 탓… 노년층은 교육 제대로 못받아 민주주의 확신 없어"

조선일보
  • 김경필 기자
    입력 2019.02.23 03:00

    민주당 최고위원 발언 논란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20대 지지율 하락 원인이 현재 20대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 민주주의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데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민주당 지도부에서 나왔다.

    설훈66·사진〉 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본지 통화에서 사견(私見)임을 전제로 "특별히 20대 남성이 우리 당에 대한 지지가 낮은데, 20대가 교육받은 시기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아니냐"며 "그 시절의 교육적 환경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 최고위원은 "사람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제일 큰 부분이 교육"이라며 "나는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維新) 체제 선포 직전에 고등학교 교육을 마쳐서 유신이 나왔을 때 '이건 전혀 아니다'라고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전 세대들, 민주주의 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분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이 없다"며 "박정희 대통령이 민주주의 교육을 못 받지 않았느냐. 그 영향이 클 것"이라고도 했다.

    설 최고위원은 "(지금의) 20대는 민주주의 교육을 제도적으로 받았지만 그 (당시) 환경이 어땠느냐를 봐야 한다"며 "(교육에) 정부가 끼치는 영향이 있고, 정권이 끼치는 영향도 없지 않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설 최고위원의 발언은 정부와 여당이 20대 지지율의 급격한 하락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설 최고위원은 20대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청년 실업, 남녀 간 '젠더(성) 이슈'와 함께 이 '교육 문제'를 꼽았다. 설 최고위원은 "20대 남성들의 우리 당에 대한 지지가 떨어지고 있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원인이) 뭔지 규명을 해봐야 할 것 아니냐"며 "교육의 영향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규명해 본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장능인 대변인은 설훈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국민 개돼지' 발언을 능가하는 역대 최악급 망언(妄言)"이라며 "본인이 속한 진영에 지지를 보내지 않으면 바로 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은 '멍청이'가 된다는 거냐"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홍균 청년대변인도 "청년들의 건전한 불만을 전 정권의 교육 탓으로 매몰시키는 것은 참으로 비열한 언사"라고 했다. 민주평화당 김형구 수석대변인은 "청년 실업 등으로 인한 20대 지지율 하락에 반성하기는커녕 되지도 않는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했다.

    논란이 되자 설 최고위원은 "모든 책임은 열악한 교육 환경을 만든 나를 포함한 여야 정치권과 기성세대에 있다"며 "오해를 불러일으켜서 상처가 된 분들이 있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죄송하다"고 했다.

    앞서도 여권(與圈)에서는 20대 지지율 하락을 20대 탓으로 돌리는 발언이 여러 차례 나와 논란을 빚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작년 12월 21일 한 강연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20대 남녀의 지지율이 엇갈리는 것에 대해 "(20대 남성은) 축구도 봐야 하는데 여자들은 축구도 안 보고, 자기들은 '롤'(LOL·온라인 게임의 하나)도 해야 하는데 여자들은 '롤'도 안 하고 공부하지…. 모든 면에서 불리하다"며 "20대(남성)들이 화를 내는 것도 이해할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자 인터넷 등에서 "20대 남성을 철부지 취급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김현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지난달 28일 "젊은이들은 여기(한국) 앉아서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고 하지 말고, 신남방 국가를 가면 '해피 조선'"이라며 "50~60대는 할 일 없다고 산에 가거나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으로 가야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을 조롱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다음 날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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