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인도 원전 건설, 한국 참여해달라"

입력 2019.02.23 03:00

韓·인도 정상회담서 요청
文대통령 "한국에 기회 달라"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21일 한·인도 정상회담에서 인도 측이 '한국이 원전(原電) 건설 사업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기회를 달라"고 답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세계 3위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인도는 원자력발전을 육성해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춘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자이타푸르를 비롯해 대규모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2일 청와대 본관에서 한·인도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포옹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2일 청와대 본관에서 한·인도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포옹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도가 원전을 건설한다면 한국 업체들이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뉴시스
이날 한·인도 정상회담에 배석한 비제이 케샤브 고케일 인도 외무부 수석차관은 "한국과 인도는 2011년 원자력협정을 체결한 상태로 원전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기반이 구축돼 있다"며 "인도 원자력발전에 기여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인도는 앞으로 원전 7기(基)를 추가로 건설할 야심 찬 계획이 있으니 한국이 원전 건설 사업에 직접 참여해 달라"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이 원전 건설 공기(工期)를 잘 맞추는 등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에 많은 기회를 주면 고맙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지난 40년 동안 독자적 기술로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해 왔고 그 안정성과 경제성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인도가 원전을 건설한다면 한국의 업체들이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도는 현재 전체 발전량에서 3.2%를 차지하는 원전 비중을 2050년까지 25%로 늘리겠다는 계획하에 원전 6기를 건설 중이며, 향후 추가로 35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인도는 지난 2017년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에 원전 6기 건설을 발주하기도 했으나 웨스팅하우스 파산으로 무산됐다. 당시 웨스팅하우스는 원자로 등 원전 주(主) 기기 제작을 두산중공업에 발주했었다. 한국이 인도 원전 건설에 참여하려면 러시아 국영 업체인 로사톰과 경쟁해야 한다. 로사톰은 인도 카단쿨람 원전 1·2호기를 완공, 상업 가동 중이며, 현재 추가로 원자로 2기를 건설 중이다.

다만, 청와대는 국내에선 '탈(脫)원전'을 추진하면서, '한국 원전은 안전하다'고 홍보하며 수출에 주력하는 모습이 인도나 문 대통령 지지층에 어떻게 비칠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작년 11월 '체코 원전 세일즈' 시도에 이어 인도 원전 수출에도 적극적 모습을 보이면서 원전 정책에 대해 '환경·안전'이 아닌 '산업' 관점으로 우선순위가 변화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탈원전은 긴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그동안 원전 수출을 추진해온 것은 탈원전 정책과 상충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이날 정상회담에서 모디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인도는 달 탐사를 위해 찬드라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같이 협력을 해 나가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우리가 인도에 가장 원하는 협력 분야가 우주 분야"라며 "두 나라가 함께 달을 탐사할 때까지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이날 국빈 오찬에서는 한국 전통 음식과 인도식 통밀빵, 렌틸콩 수프 등 메뉴가 올랐는데 육류는 모두 제외됐다. 모디 총리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비건·vegan)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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