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매체 "조성길 딸, 강제북송 아닌 자발적 귀국"

입력 2019.02.22 23:48 | 수정 2019.02.22 23:49

지난달 3일 이탈리아 로마 남부에 위치한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관이 조성길 대사대리의 잠적과 서방 망명 타진설 속에 정적에 휩싸여 있다./연합뉴스
작년 11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서방 망명을 노리며 잠적한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의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미성년 딸이, 북한에 강제 송환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귀국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인 라 레푸블리카는 22일(현지 시각) ‘북한 사회의 이데올로기에 투철했던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부모를 배신하고 자발적으로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라 레푸블리카는 ‘이중의 배신, 납치됐다고 알려진 북한 소녀에 대한 진짜 이야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탈리아 정보기관 4곳으로부터 확인된 정보에 근거해 사건을 재구성했다고 밝혔다.

이 매체에 따르면, 조성길은 지난 2017년 10월 문정남 전 이탈리아 북한 대사가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국제 사회의 제재 차원에서 추방된 후 대사대리를 맡게 됐고,이때부터 이탈리아 정보기관은 조 전 대사대리를 감시하기 시작했다.

J.S.Y.이라는 이니셜로 알려진 조성길의 17살짜리 외동딸은 부모와 종종 갈등을 빚었다. 조성길의 딸은 북한 정권의 이데올로기에 충실해서, 부모가 북한의 정서와 동떨어진 현지 TV를 시청하거나 북한 정권의 사상에 부합하지 않는 언행을 하면 부모를 책망했다. 그는 또 부모의 행태에 대해 평양에 있는 조부모나 같은 건물에 거주하고 있던 북한대사관의 다른 직원들에게도 공공연하게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북한 정부가 작년 9∼10월쯤 조성길에게 귀국 명령을 내린 것도 딸의 불평이 북한 정권에게까지 보고됐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또 조성길 부부가 11월 하순에 북한으로 귀국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귀국하더라도 환영받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으로 잠적을 강행했다고 봤다. 조성길 부부는 딸을 대사관에 남겨두고 11월 10일 잠적했다.

부모가 없어진 사실을 알게 된 딸은 즉시 이 사실을 북한대사관 직원들에게 알렸고, 나흘 뒤인 11월 14일 북한대사관의 여성 공관원과 함께 로마의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북한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매체는 이런 정황을 종합할 때, 이탈리아 정치권에서 우려하는 것과 같이 조성길 부부의 딸이 북한 정보요원들에 의해 강제로 북송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딸이 부모가 북한 정권에서 이탈하도록 만든 측면이 있다고 보도했다.

라 레푸블리카는 "이탈리아 정보기관은 조성길의 딸이 자발적으로 귀국을 선택했고, 이탈리아 영토에서 잠적한 조성길에 복수하기 위한 북한 정권의 어떤 강제적 행위도 없었으며, 조성길의 딸은 자신의 선택을 위해 부모를 버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탈리아 정치권과 인권단체들은 미성년자인 조성길 부부의 딸이 북한에 강제송환됐고, 이 과정에서 북한 정보요원들이 개입했다면 딸의 인권이 침해당한 것은 물론 이탈리아의 주권도 손상을 입은 것이라고 반응해왔다.

한편, 매체는 조성길 부부의 행적에 관해 이들이 이탈리아를 떠나 스위스로 갔고, 스위스에서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의 보호를 받으며 영미 정보기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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