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통상임금 2심도 '노조' 승...회사 경영위기 인정 안돼

입력 2019.02.22 14:47 | 수정 2019.02.22 15:14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연합뉴스
기아자동차 노조원 2만7000여명이 회사를 상대로 "정기적으로 받았던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달라"며 낸 임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법원이 1심과 같이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인정금액은 원금 기준으로 3125억원이다. 이자를 포함하면 4220억여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심(원금 기준 3126억원·이자 포함 4223억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서울고법 민사1부(재판장 윤승은)는 22일 기아차 노조원 2만7000여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1심에서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봤던 중식비와 가족수당 등은 통상임금에서 제외했다. 중식대는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일률성도 인정하지 않았다. 월급제 근로자의 통상수당 가운데 가족수당도 일률성이 없다고 봤다.

월급제 근로자의 고정 연장근로수당도 제외됐다. 재판부는 "정확한 연장근로시간을 특정할 수 없다"며 "월급제 근로자 등이 ‘지급된 특근수당 이상’으로 연장근로를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아차가 지급할 수당에서 휴일특근 개선지원금을 공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생산직 근로자의 휴일근로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된 것"이라며 "새로 정산하는 휴일근로수당에서 공제돼야 한다"고 했다.

"노조의 청구는 신의 성실 원칙에 위반된다"는 기아차의 주장은 1심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1심 판결을 기초로 기아차가 추산한 미지급 법정수당의 규모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청구로 인해 피고 회사에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되거나 기업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기아차의 당기순이익, 매출액, 동원가능한 자금의 규모, 보유 현금의 수준 등이 판단 근거가 됐다.

기아차는 2008년 8월부터 2011년 10월 사이 기본급과 각 직종별 통상수당을 기초로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했다. 상여금과 영업직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일비, 중식대는 통상임금에서 제외했다. 기아차는 이를 기초로 근로자들에게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과 연차휴가수당을 줬다.

노조는 "연 700%에 이르는 상여금과 일비, 중식대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통상임금에 포함해 수당을 재산정한 뒤 미지급분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청구금액은 원금 6588억원에 이자 4338억원 등 총 1조926억원이었다.

기아차는 "상여금 등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노조의 청구는 신의 성칠 원칙(신의칙)에 위반된다"고 반박했다. 정확한 체불임금을 산정하기 위해 재판기일이 미춰진 사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3년 통상임금의 기준을 '정기성·일률성·고정성'으로 제시하며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했다.

1심은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상여금과 중식대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봤다. 일비에 대해서는 "영업활동 수행이라는 추가적인 조건이 성취돼야 지급되는 임금이라 고정성이 없다"며 제외했다. 주요 쟁점이었던 ‘신의칙 위반 여부’와 관련해 회사의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기아차가 예측하지 못한 재정적 부담을 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기아차는 이 판결이 나온 직후인 지난 2017년 3분기 42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07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상급심에서 패소가 확정될 경우를 대비해 소급 지급할 급여 등 약 1조원의 손실을 충당금으로 처리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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