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은 고춧가루, 성격은 찹쌀가루

입력 2019.02.22 03:00

여자배구 현대건설의 마야, 강팀 잡는 '화끈한 스파이크'

현대건설의 '빨간 맛'이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를 흔들고 있다. 2018~2019시즌 초반엔 연패를 거듭하며 다른 팀 승점만 올려줬는데,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강팀 잡는 고춧가루 부대로 변신했다. 스페인 출신 마야(31)의 화끈한 손맛 덕분이다.

◇스페인산 고춧가루

현대건설은 개막 후 8연패에 빠지며 꼴찌에 머물렀다. 하지만 작년 11월 대체 외국인 선수로 마야를 영입한 이후 8승11패를 기록 중이다. 21일 현재 6팀 중 순위는 5위로 올라섰다.

마야는 경쟁 선수들보다 8경기를 덜 치렀는데도 리그 득점 7위(451점), 후위 공격 1위(155점)를 달린다. 공격성공률은 3위(40.56%). 최근 용인 훈련장에서 만난 마야는 "다른 팀이 우리를 만나면 긴장하는 게 보여 기분 좋다"고 웃었다.

안경을 쓰고 포즈를 취한 마야. 시력이 좋지 않아 경기를 할 땐 콘택트렌즈를 낀다고 한다. 강팀을 상대로 ‘고춧가루’ 역할을 하는 마야는 정작 한국의 매운 음식에 대해선 “혀가 아파서 못 먹겠더라”며 웃었다.
안경을 쓰고 포즈를 취한 마야. 시력이 좋지 않아 경기를 할 땐 콘택트렌즈를 낀다고 한다. 강팀을 상대로 ‘고춧가루’ 역할을 하는 마야는 정작 한국의 매운 음식에 대해선 “혀가 아파서 못 먹겠더라”며 웃었다. /남강호 기자
본명은 밀라그로스 카탈리나 코야르 응게마. 아프리카 북서부 대서양에 있는 카나리아 제도(스페인령)가 고향이다. 마야는 "원래 테니스 선수를 꿈꿨는데, 중학교 선생님이 내 키를 보고 배구를 권했다"고 말했다. 열다섯 살에 스페인 주니어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루마니아·터키 등 유럽 리그를 두루 경험했다.

마야는 "한국 리그는 팀별 전력 차이가 종잇장이라 매 경기 200% 최선을 다해야 한다. 팬들의 응원도 정말 대단하다"면서 "동료 양효진, 황민경의 웨이트 훈련을 따라 했다가 일주일 동안 앓기도 했다"고 말했다.

◇성격은 찹쌀가루
스페인산 고춧가루 마야

마야는 적도기니 출신인 어머니의 모국어(크레올어)로 '기적'을 의미한다. 자신의 이름인 밀라그로스도 같은 뜻이지만, 마야가 발음하기 쉬운 데다 애칭이라 유니폼에 새겼다고 한다.

마야가 한국에 와서 사랑에 빠진 음식은 김이다. 매일 김에 흰 밥, 오징어채를 얹어 즉석 김밥을 만들어 먹는다. 아이스크림도 즐기게 됐다. "유제품을 잘 소화하지 못하는데, (황)연주 언니가 사준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너무 맛있어서 경기에 이기면 당당하게 사 먹는다"고 했다.

흥 넘치는 성격부터 경기 스타일까지 찰떡궁합인 세터 이다영을 비롯해 양효진, 황민경 등 동료 선수들과 잘 어울린다. 득점을 하면 온몸을 들썩이는 댄스로 코트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배구는 팀워크가 중요한데, 마야가 찹쌀가루 같은 역할을 해준다"고 말했다.

남은 정규리그 3경기를 모두 이기는 것이 목표. 마야는 "봄 배구는 못하지만, 마지막까지 열심히 해서 꼴찌를 해도 응원해주셨던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면서 "한국에서 제대로 배운 스파이크 서브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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