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法 ‘가동연한 65세’ 판결, 정년 연장 논의로 이어지나

입력 2019.02.21 15:33 | 수정 2019.02.21 17:05

‘가동연한’과 ‘정년’의 법적 개념 다르지만
大法 전원합의체서 가동연한 연장 판결,
"수명 연장, 경제 확대" 이유로 들어
현행 60세 정년 연장 논의 촉발할 수도

대법원이 21일 사람의 ‘가동연한(稼動年限)’을 기존 60세가 아닌 65세로 봐야한다고 판결하면서 공무원, 교원과 민간기업 등의 정년(停年) 연장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가동연한이란 사람이 일해서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한 연령을 말한다.

‘가동연한’은 소송 당사자가 다치거나 사망하지 않았을 경우 벌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입을 계산하는 기준이 된다. 은퇴 나이를 법적으로 규정하는 ‘정년’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기존 판례를 변경하면서 평균 수명 증가와 경제 규모 확대 등 제반 사정이 달라진 점을 근거로 들었다. 사람의 수명이나 경제 규모와 연관될 수밖에 없는 정년 연장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가동연한과 정년은 법률적 개념은 다르지만 현실에선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 예로 198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 판결 전까지 일반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은 55세였다. 그런데 여기에는 당시 국가공무원법상 육체노동을 하는 기능직 공무원의 정년이 만 55세였던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뒤 가동연한이 60세로 늘어나면서 공무원 정년도 직렬을 가리지 않고 60세가 됐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빠르게 늘면서 가동연한과 정년도 함께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온 것이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공무원 정년 연장 논의가 더 활발해질 가능성도 있다. 현행법상 일반직 공무원의 정년은 60세, 교육공무원 정년은 62세, 대학교수는 65세 등이다. 일반직 공무원의 경우 2008년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해 직급별로 달랐던 정년을 만 60세로 통일시켰다. 실제 정치권이나 관가에선 평균 수명 연장과 연금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생활비 등을 감안해 공무원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민간기업의 정년 연장 논의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회는 관련 법개정을 통해 2016년 1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기업 등에선 정년이 60세가 됐고, ‘60세 정년’은 2017년부터 중소기업 등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단순히 기능적인 노동 가능성을 보는 육체노동 가능 연한과 달리, 사회적인 의미까지 포괄하는 정년 연장 논의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상당하다. 정년 연장에는 기업 상황과 임금 체계, 연금 등 사회보험 제도 등 고려할 것이 많아 노사정의 합의가 필수라는 것이다. 재계에선 "육체노동 가능 연한이 바뀌었다고 곧바로 정년 연장 논의로 이어지는 것은 무리가 많다"고 하고 있다.

정년 연장이 청년 취업 기회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국회가 ‘60세 정년’ 연장법을 통과시키면서 이에 상응하는 청년 취업 대책 등을 마련하는데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년 연장이 오히려 후세대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정년 연장에 따라 늘어나는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도 논란거리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공무원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키로 하면서 정년 연장된 기간의 급여는 60세 전의 70% 수준으로 억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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