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중앙회는 19~20일 1박2일간 경기 성남시 새마을중앙연수원에서 '새마을운동 정기 대의원 총회'를 열었다. 전국에서 모인 새마을운동 간부들이 올 한 해 활동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 총회에 참석한 새마을운동 지도자들은 20일 아침 일찍 새마을중앙연수원 내 '아사달 유기농 태양광 발전소'를 찾았다.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지난해 연수원 내에 2640㎡(약 800평) 부지에 설치한 발전 시설이다. 간부들은 태양광 발전 패널과 여기서 나온 전기를 이용하는 비닐하우스를 둘러보고 발전소 관계자의 설명을 들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았다.

올해 새마을운동 총회의 핵심 주제 중 하나는 '신재생 에너지'다. 낙후한 농촌 환경 개선 등이 핵심 의제로 논의되던 과거 총회와 다른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권의 국정 방향에 발맞춰 새마을운동도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이려 고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해 11월 정성헌(오른쪽)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이 경기도 성남시 새마을중앙연수원을 찾은 외국인 연수생들에게 ‘아사달 유기농 태양광 발전소’를 소개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총회 첫날인 지난 19일 한국에너지공단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성헌(73) 중앙회장이 직접 참석했다. 두 단체는 "재생에너지 3020을 성공적으로 달성하자"고 했다. 3020은 203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높이겠다는 정부 정책이다.

이번 총회에서는 대북 경제 지원 문제도 논의됐다. 19일 기조 강연자는 성재경(75) 제일유통 대표였다. 성 대표는 1998년부터 북한에 나무 심기 사업을 펼쳐왔던 실향민 2세 기업인이다. 새마을운동에 참여한 적은 없지만 정성헌 중앙회장의 추천으로 강연자로 나섰다고 한다.

이날 성 대표는 북한을 오가며 백두산과 나진 지역 등에서 145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평양 등 11곳에 묘목장을 만든 경험을 강연했다. 북한의 수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동해에 정치망을 놓는 일을 추진하다가 남북 관계 경색으로 사업이 중단돼 위기를 겪었던 심경도 이야기했다. 성 대표는 강연을 마치고 "새마을운동 지도자들 앞에서 강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남북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말할 수 있어서 뜻깊은 자리였다"고 했다.

성 대표에 이어 '새마을운동과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맡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새마을운동의 변화를 강조했다. 김 장관은 "과거 새마을운동이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였다면 '혁신적 포용국가'에서 새마을운동은 '우리도 함께 잘 살아보자'란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혁신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과거의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새마을운동 노선의 변화는 작년 3월 정성헌 24대 중앙회장이 취임할 때부터 예상된 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 회장은 가톨릭농민회에서 농민운동을 하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과 시민단체 DMZ평화생명동산 이사장 등을 지낸 좌파 진영 출신 인사다.

새마을운동 전문가들은 변화된 시대에 맞춰 새마을운동도 유연하게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기본 정신만큼은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김기수 원장은 "새마을운동도 시대 흐름에 맞춰가야 하지만, 주민들이 서로 도와가며 스스로 일어서는 자조·협동 정신만큼은 변함없이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