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 죽어도 아이스커피

조선일보
  • 김수경 기자
    입력 2019.02.19 03:00 | 수정 2019.02.19 03:55

    올겨울 강타한 신조어 '얼죽아'
    얼음 꽉 찬 음료 인증샷 늘고 페이스북엔 '얼죽아 협회'도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4.5도까지 떨어진 18일 낮 서울 광화문 한 카페는 점심 식사를 끝내고 커피를 마시기 위해 모여든 직장인들로 붐볐다. 대부분 두툼한 패딩 잠바를 껴입었고 목도리를 두르거나 장갑을 낀 사람도 보였다. 스무 명쯤 되는 사람들의 주문을 듣고 있자니 아이스 음료를 찾는 사람들이 절반이 넘었다. 함께 온 일행 5명이 모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곳 알바생 장지예(23)씨는 "날씨에 상관없이 아이스 음료만 찾는 사람들이 꽤 많다"며 "겨울에도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수시로 채워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18일 낮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는 '얼죽아'들.
    18일 낮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는 '얼죽아'들. /이명원 기자
    올겨울 온라인을 가장 뜨겁게 달군 신조어는 '얼죽아'다. '얼어 죽어도 아이스 음료'를 줄인 말로 추운 날씨에도 얼음이 들어간 차가운 음료를 찾는 사람들을 뜻한다. 파생어로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신다는 '얼죽아아', 아이스 바닐라 라테만 마신다는 '얼죽아바라' 등이 있다. 인스타 등 소셜 미디어에는 '얼죽아'와 관련된 게시물이 2만개에 달하고 '아이스 음료를 주문했다'며 얼음을 가득 넣은 음료 사진을 찍은 인증 샷도 끊임없이 올라온다. 페이스북엔 작년 12월 얼죽아들이 모여 만든 '얼죽아협회' 페이지도 생겼다.

    얼죽아 열풍이 커피 업계 매출로도 이어졌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작년 12월과 지난 1월 아이스 아메리카노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0%, 40% 올랐다. 이디야커피와 투썸플레이스도 작년 11부터 올해 1월까지 아이스 음료 판매량이 전년도에 비해 각각 36%, 28% 올랐다고 밝혔다.

    덜덜 떨면서도 아이스 음료를 마시는 이유를 자칭 '얼죽아'들에게 물었다. 직장인 김상화(34)씨는 "물 대신 커피를 주로 마시는데 벌컥벌컥 마셔야 갈증도, 스트레스도 해소된다"며 "우리나라 커피는 맛이 없기 때문에 얼음을 넣어 희석해 먹어야 그나마 낫다"고 말했다. 직장인 윤희상(32)씨는 "짧은 점심 시간에 커피까지 마시고 들어가려면 식힐 필요 없이 빨리 마실 수 있는 아이스 음료를 마셔야 한다"고 했다. 대학원생 김은영(28)씨는 "겨울에도 차가운 음료를 마시는 것이 젊음의 상징"이라며 "이가 시려 못 먹게 되기 전까지는 무조건 아이스 커피!"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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